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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 폐쇄' 첫 출근길…교통대란 없었지만 '불만 고조'

입력 2015-12-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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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 폐쇄' 첫 출근길…교통대란 없었지만 '불만 고조'


임종명 윤다빈 이혜원 기자 = "6~7분 더 걸린다더니 이건 30분 이상 더 걸리게 생겼어요."

서울역 고가도로가 지난 45년 만에 폐쇄된 가운데 첫 출근길을 맞은 14일 오전. 이미 예상됐던 정체현상이 일부 생기면서 시민 불만이 이어졌다. 다만 '교통대란'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역 고가는 서울역을 중심으로 중구 퇴계로와 만리재로를 잇는 도로다. 1970년 산업화 시대에 개통된 후 45년이 흘렀다. 최근에는 노후화로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통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는 철거 대신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처럼 보행자 전용의 도심 공중정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바로 서울시의 '서울역 7017프로젝트'다.

하지만 고가로 통제로 인한 차량 정체와 상권 침체 등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오전 6시45분께 우회도로 중 하나인 서울스퀘어 앞에서 퇴계로 진입 부분은 약간의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기존 통행차량과 우회차량들이 몰리자 1개 차선인 퇴계로 진입부분은 버스와 택시, 승용차 등이 서울스퀘어를 지나 남대문경찰서 앞까지 줄을 이었으나 교통대란이라고 할만큼 마비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서울시 교통지도과 소속 한 공무원은 오전 7시30분께 "아직까지 흐름은 원활하다. 택시에서 손님이 내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차를 막고 있다"며 "택시를 인도에 정차 못 하게 하니 소통에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 장모(68)씨도 "아직까지 도로 흐름은 훤하다. 광고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알아서들 피해가는 것 같다"며 "고가 폐쇄에 따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가봐야 알 것 같다"고 강조했다.

택시기사 박모씨도 "통제하고 나서 와봤는데 얼마나 막히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며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단계 같다"고 답변했다.

서울역 서부광장 앞 청파로 쪽이 더 큰 문제였다. 청파로는 이날 오전 7시35분께 고가 진입로부터 10m 후방까지 신호대기를 위한 차량 정체가 나타났다.

현장 교통 안내원은 "고가도로가 있을 때는 이런 적이 없었다. 밀려도 10분이면 퇴계로로 빠졌다"며 "이 길(청파로)이 평소 밀리는 구간이 아닌데 월요일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아직 숙지가 안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회로에 익숙해지면 나아질 것"이라며 "이 주 중반부터 점차 해소되지 않겠나"고 예상했다.

이어 오전 7시55분께 신호대기 중이던 한 운전자는 "숙대입구 사거리까지 차가 줄 서 있다"고 제보했다.

10분 가량 지난 오전 8시5분께 아들을 등교시켜주는 길이라던 한 회사원은 "청파로를 30년 넘게 다녔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구(舊) 용산구청 사거리에서 서부광장까지 오는데 30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만리동으로 출근한다는 정모(53·여)씨는 "평소에는 고가를 통해 바로 갔는데 오늘은 너무 밀린다"며 "6~7분 더 걸린다더니 진입로쪽도 못 갔는데 벌써 15분이나 지체됐다"고 토로했다.

오전 8시13분께 고가 진입로 인근을 지나던 조모(65)씨는 "한 100m 뒤부터 계속 밀린다. 통일로 가는 길인데 30분도 더 지체되는 것 같다"며 "신문에서 고가도로를 폐쇄한다는 기사는 봤지만 실제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는 고지가 잘 안됐다. 달리 우회로도 없어 큰일이다"고 답답해했다.

고가가 통제됨에 따라 기존 고가 진입로까지3차선이던 도로가 2차선으로 좁아졌다. 이 때문에 습관대로 고가 진입을 하려다 2차선으로 차로변경을 하면서 끼어들기 차량이 생겼다. 고가 진입이 통제되자 유턴을 하는 차량도 나타났다.

만리재로 쪽 고가 진입로에는 폐쇄 사실을 잘 모르는 운전자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48분께 고가 진입차로인 1차로로 달리던 한 승용차 운전자는 급정거한 뒤 교통안내원을 향해 "여기 막혔어요? 어디로 가야해요?"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만리재로로 출근하던 시민들은 다소 불만인 표정을 드러냈다.

오전 8시52분께 한 운전자는 "만리동고개부터 막히고있다"며 "원래 막히는 구간이긴 하지만 평소보다도 많이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빈차' 등을 켠 채 달려오던 택시기사는 "만리동고개부터 10분 걸렸다"며 "평소 출근길엔 밀리지 않았는데 오늘 많이 막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행히 이후 오전 9시8분께부터 만리동 고개 쪽은 서서히 정체가 풀리는 모양새였다.

서울시는 서울역교차로와 숙대입구교차로에 우회경로를 마련하고 퇴계로로 통하는 8개 버스노선을 신설 또는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13일부터 일주일은 지하철도 증편 운행한다.

이날 오전에는 모범 운전자들과 서울시 공무원 수백명이 배치돼 교통 안내 및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홍보가 잘 돼서 그런지 차량 흐름이 많이 분산돼 아직까지는 원활하다"면서도 "다만 4대문 안은 오전 10시 이후에 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고가 폐쇄에 따른 교통 대책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일주일 정도 안정화 단계를 거치면 평상시와 거의 다름없는 교통 흐름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배려와 이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00명이 넘는 모범 운전자들과 서울시 공무원들을 배치해서 교통 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를 통해 교통 안정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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