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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지금도 죽어간다…"사측 해명 요구"

입력 2017-12-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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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를 취재해온 김지아 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 기자, 앞서 보도한 보고서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7년 동안 조사한 결과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007년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 문제가 논란이 되자 정부에서는 역학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1년 간의 조사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는데, 업체들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부실 조사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삼성전자 측에서는 최근까지도 2008년 작성된 보고서를 반도체 업계와 직업병의 연관성이 없다는 근거로 쓰고는 했습니다.

당시 일반인보다 전체암 발병률이 낮았고 표본이 적어 통계적으로는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실제 이를 근거로 산재 인정을 못 받은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런 한계를 인정하고 2019년까지 추적 조사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앵커]

2008년에 작성된 첫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어떤 부분이 가장 눈에 띕니까?

[기자]

먼저 표본수가 4만명 가량 더 늘어났습니다.

늘어난 표본을 통해 산출된 수치들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졌습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사망률이나 발병률은 수치가 1보다 크면 일반인 보다 더 높다는 의미인데요.

삼성전자 등이 가장 강조했던 부분인 전체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낮았다는 결과도 이번 보고서에서는 일반인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표본이 더 많았던 만큼, 좀 더 세부적인 분석도 이뤄졌겠지요?

[기자]

네, 사업장과 직군별로도 살펴봤는데요. 여성 생산직의 암 발병률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어셈블리 생산직은 혈액암 계열인 비호지킨림프종이 일반인에 비해 2.78배 높았습니다.

팹 생산직의 경우, 위암은 1.64배 유방암은 2.69배였습니다.

사업장 별로 구분해보면 백혈병의 경우 하이닉스에서 일하는 남성 장비엔지니어가 일반인에 비해 5배의 발병률을 보였고, 유방암의 경우 삼성에서 일하는 여성 엔지니어가 일반인에 비해 3배가 넘는 발병률을 보였습니다.

엔지니어들의 발병률이 높은 것은 장비가 자동화 되어도 장비를 수리 보수하는 작업은 계속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앵커]

네, 김 기자가 단독 입수한 이 중간 보고서는 2015년에 작성된 것인데, 왜 그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정부에서는 말 그대로 중간 분석이기 때문에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고 최종 분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직업병 피해자들은 지금도 생겨나고 있고 사망자들도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제기해온 반올림에서는 조사 도중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는데도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을 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직업병 연관성을 부인해 온 삼성전자 측에 해명을 요구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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