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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남자복식서 '무관'…전설 박주봉에게 길을 묻다

입력 2015-05-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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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드민턴 스타 '윙크보이' 이용대 선수 지난해 도핑규정 위반으로 속 좀 썩었는데요. 징계가 풀린 요즘 절치부심 중입니다. 이용대는 유연성과 함께 현재 남자복식 세계 1위지만 우리 배드민턴에서 복식 하면 박주봉 선수도 빼놓을 수 없지요. 과연 '복식의 신'은 어느 쪽일까요?

오광춘 기자입니다.

[기자]

1996년 당시 서른두 살의 박주봉, 세월을 잊은 듯했습니다.

은퇴 2년 만의 복귀, 클래스는 여전했습니다.

복귀 후 후배 김동문과 짝을 이뤘는데 강호 인도네시아가 꼼짝 못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스코어, 15대 0. 야구에서도 드문 영봉승입니다.

박주봉은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제대회 우승이 71회인데, 그중 세계선수권 우승이 5번이나 됩니다.

올림픽에선 금1, 은1. 배드민턴이 1992년보다 일찍 올림픽 종목이 됐다면 역사는 달리 쓰여졌을 겁니다.

이용대 역시 많은 우승을 했지만 큰대회 정상 문턱에선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을 빼곤, 세계선수권 올림픽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선 복식 금메달은 없습니다.

이기는 법을 박주봉보다 잘 아는 선수도 없을 겁니다.

[라경민 코치/배드민턴 대표팀 : (박주봉은) 파워는 다른 분들보다 떨어졌었던 것 같은데 네트 앞처리나 중간볼 같은 경우엔 굉장히 예리하시고 빠른 볼에 대한 대처가 좋으셨던 것 같아요.]

스포츠에서 쉽게 하면서 잘 한다는 말보다 더 큰 칭찬은 없는데, 박주봉이 딱 그렇습니다.

그럼, 이용대와 비교하면 어떨까.

[이득춘 감독/배드민턴 대표팀 : 두 사람 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이 굉장히 좋은 선수이고, 또한 네트앞 처리가 좋아서 상대 허를 찌를 수 있는 강한 면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두 선수 다 공격은 약간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우리 배드민턴은 전통적으로 복식이 강합니다.

1990년대 박주봉 김문수, 2000년대 김동문 하태권, 그리고 최근 들어 이용대가 정재성 이어 유연성과 호흡을 맞추며 복식왕국의 계보를 잇습니다.

이런 흐름엔 남들이 넘볼 수 없는 우리만의 강한 어떤 힘이 있습니다.

[ 김중수 전무/대한배드민턴협회 : (다른 나라는) 기교, 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는 파워와 스피드죠. 복식 같은 경우는 수비능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좀 낫다.]

박주봉은 신기에 가까운 기술이 있어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파워는 떨어져도 김문수의 왼손 스매싱을 믿었습니다.

함께 하는 플레이, 바로 복식의 기본기입니다.

[김중수 전무/대한배드민턴협회 : 박주봉·김문수는 기복이 없어요. 게임에 대한 흐름을 잘 읽고 헤쳐나갈 수 있는가. 그 싸움에선 박주봉·김문수가 톱이죠.]

박주봉은 현재 일본 대표팀 감독입니다.

이용대를 마주보고 앉아 일본 선수들이 성공할 때 마다 박수를 칩니다.

그래도 마음 한 쪽으로 이용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용대/배드민턴 국가대표 : 저는 강하게 빠르게 때려야지 좋다고 생각하는데 박주봉 감독은 상대 타이밍을 뺏고 각이 좋기 때문에 상대 미스를 유발하는 스매싱을 때리는 것 같아요. 저보다 더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셨던 것 같고요.]

7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이용대도 어느덧 스물일곱살입니다.

다시 출발하는 이용대에겐 박주봉을 돌아보는 게 지금 필요한 원포인트 레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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