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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택배기사 배송 중 숨져…유족 "밥도 못 먹고 일해"

입력 2020-10-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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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송 중 숨진 40대 택배기사…동료들 "물량 쏟아져"

[앵커]

서울 강북구에서 일하던 40대 택배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습니다. 동료들은 추석 연휴 앞뒤로, 배송할 물량이 말 그대로 '쏟아졌다'고 말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배달 노동자를 비롯한 필수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약속한 지난 8일 벌어진 일입니다.

먼저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48살 택배기사 김모 씨가 가슴 통증을 느낀 건 그제(8일) 낮 4시 반쯤입니다.

오전 7시에 출근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오후 3시 반에 배송을 나선 지 한 시간 만입니다.

119 신고를 한 건 김씨가 소속된 대리점의 소장이었습니다.

소장은 "숨쉬기가 힘들다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고 했다"며, "물을 마시고 괜찮다기에 아프면 전화하라고 한 뒤 자리를 나섰지만, 걱정이 돼 10분 뒤 소방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방이 출동했을 때 김씨는 이미 쓰려져 있었습니다.

[소방 관계자 : (출동하셨을 때 이미?) 심정지로 나오네요. (외상이나) 그런 내용은 없어요.]

함께 일한 동료는 김씨가 추석 전후로 물량이 30% 가까이 늘면서 힘들어했다고 말합니다.

[동료 택배기사 : 추석 전부터 물량이 많았고, 추석 끝나고 더 많았죠. 지금 거의 매일 400개가 넘어요. 힘들다는 얘기는 하고 그랬어요. 몸이 좀 힘에 부치니까.]

다른 대리점에서 소장도 했던 김씨는 3년 전부터 현재 대리점에서 택배기사로 일했습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어제보다 더 늦을 것"…끝내 못 돌아온 택배기사

[앵커]

물론 숨진 택배 노동자 김씨가 왜 사망했는지는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택배 노동자들은 여러번 코로나19로 일이 많아졌다며, 그 부담을 호소해왔죠. 지난 추석을 앞두고는 파업까지 예고했었고 정부는 당시 분류작업을 할 인력을 투입해주겠다고 약속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김씨가 일한 곳은 이런 인력 지원도 없었습니다. 김씨의 아버지는 사고 당일에도 아들이 "오늘은 어제보다 더 늦을 거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아버지와 둘이 살던 택배기사 김씨는 사고 당일에도 새벽 같이 집을 나섰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사고 나는 날 '아빠 오늘은 어제보다 좀 늦을 거야' 어제 9시 20분에 들어왔는데 어제보다 늦을 거라고 하면 심정이…]

사고 당일 김씨에게 배정된 택배 물량은 350여 개.

김씨가 일한 곳은 이번 추석 연휴 때 택배노조가 요구한 분류작업 지원 인력도 받지 못했습니다.

김씨가 속한 대리점 기사들 중에 노조원이 한 명도 없었던 겁니다.

[진경호/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 사망하신 분처럼 노동조합이 없는 터미널에 단 한 명도 분류 인력의 투입은 없었다, 명절 기간에도 오후 3시까지 분류작업을 해왔던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서…]

배달할 택배가 너무 많아 김 씨는 점심도 거르기 일쑤였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내가 몇 번 (일을) 따라가 봤는데, 많이도 안 따라갔어요. 명절 때 그때. 아무리 힘들어도 먹을 시간이 없어.]

유족은 김씨가 평소에 지병도 없었고 체력도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김씨 입에서도 힘들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코로나 때문에 일거리가 많다고 하잖아요. 요즘 다른 이야기는 안 하는데 '아유 아빠 힘들어' 그러고 들어오더라고요. 아파서 특별히 약 먹고 그런 건 없어요.]

결국 아침에 떠난 김씨는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아침 인사를 해요. '야, 조심해' 아침 인사가. 그럼 또 차가 안 보일 때까지 창문을 이러고 봐요.]

택배노조에 따르면 올해 숨진 택배노동자는 김씨까지 8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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