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신의 취업을 위해 묵묵히 책상 앞을 지키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이다.
23일 찾은 강원 춘천시의 공무원입시학원에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나 휴학생들로 남녀 할 것 없이 북적였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진행되는 '헌법' 수업을 듣기 위해 일찍부터 학원에 나온 이들은 취업준비생, 이른바 '취준생'들이다.
요즘 뜨거운 감자인 공무원 연금 개혁안으로 시끄럽지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오로지 취업을 위한 강한 간절함만이 가득했다.
기업 공채를 준비하는 취준생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기업들이 스펙보다 직무역량을 중점적으로 본다며 학벌타파를 외치지만 현실적으로 부족한 스펙을 무시하기 어려워 연휴에도 도서관 책상 앞에 앉아 토익 시험 준비에 한창이다.
모 대학에 재학 중인 김동천(28)씨는 "다음 학기에 졸업이지만 유예하고 계속 취업준비를 할 것"이라며 "취준생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사치다"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 중인 정태임(26·여)씨는 "제 동생도 취업준비를 하고 바빠서 가족들과 합의 하에 일요일에 2시간 정도만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작년과 다른 낭만 없는 크리스마스로 기억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취준생들이 잠을 아끼고 휴일도 반납한 채 공부에 매진 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청년층의 취업 관련 시험 준비 실태'에 따르면 2007년 68만2000명이었던 취업 시험 준비자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 2014년 96만 명으로 40.8% 증가했다.
조사 결과 이들 대부분은 공무원과 대기업 또는 공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행복나눔소 이명순 소장은 "대부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다른 연휴와 다르게 특별한 날로 인식하기 때문에 손에 잡을 수 없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며 "특히 20~30대 젊은 층들은 더 감성적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종소리 하나에도 쉽게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젊은 청춘들이 취업 준비로 하루의 시간도 쓰지 못한다는 것이 안쓰럽고 마음 아프다"며 "꿈을 잃지 말고 꼭 보상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