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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넉달 전에도…어린 3자매 남긴 가정폭력 '참극'

입력 2018-11-24 21:01 수정 2018-11-24 21:07

청와대 답변대상 된 '등촌동 살인사건'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 매년 3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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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답변대상 된 '등촌동 살인사건'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 매년 3천명

[앵커]

서울 등촌동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남편이 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 기억하실겁니다. 전 남편은 며칠 전 재판에 넘겨지고, "아버지를 사형해달라"는 세 자매의 국민청원은 최근 20만 명 넘게 동의를 해서, 청와대 공식 답변 대상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와 똑 닮은 사건이 4달 전 전 인천 구월동에서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숨지게 해 세상엔 어린 세 자매만 남았습니다. 이렇게 가정 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청소년은 매년 3000명에 달하는 상황인데, 이들을 보호할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슈플러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단칸방이었지만 어머니와 세 자매는 행복했습니다.

[피해자 딸 : 엄마랑 방에서 오붓하게 다 같이 모여서 낄낄대면서 웃으며 이야기 나눴던게…]

이제 현관에는 작은 운동화 3켤레만 남았습니다.

그날은 큰딸의 14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피해자 딸 : (엄마가) 딱 집 앞에서 아빠를 만났다고 해서 저희는 심장이 덜컥 해가지고]

어머니는 케이크를 사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이혼소송으로 별거 중인 아버지가 찾아와 어머니를 흉기로 찔렀습니다.

[피해자 딸 : 막내하고 전 다가가서 '엄마 왜 그래요 엄마' 이러면서 엄마가 말을 하셨는데 숨을 못 쉬셔서 뻐끔뻐끔 만…]

아버지의 폭력은 일상적이었습니다.

[피해자 딸 : 자고 있었는데 엄마·아빠가 싸우고 계시고, 엄마는 많이 맞으셔서 멍이 많이 드셨어요]

어머니는 세 자매를 늘 일찍 재웠습니다.

[피해자 딸 : 술 마시고 들어올 때마다 때렸던 거 같아요]

세 자매는 세상에 하나뿐인 어머니가 맞는 것을 보고 자랐습니다.

[피해자 딸 : 신고해야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때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부모의 폭력을 목격한 아동·청소년 중 13.2%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 중 40%는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폭력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고통 속에 살아갑니다.

[피해자 남동생 : 그 사람 나오면 어떻게 될까. (애들이) 많이 너무 불안해해요.]

[피해자 딸 : 막내는 엄마가 (없는 게) 그냥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해마다 3000여 명의 아동·청소년이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을 보호할 시설은 부족합니다.

보호시설은 서울 12곳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60여곳, 그나마 한 곳도 없는 지역도 많은데다 이 중 10살 이상 남아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가족보호시설'은 20곳뿐입니다.

[피해자 남동생 : 평생 가져갈 짐 중의 하나죠. 고통이죠. 애들 머릿속에 가슴속에]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심리치료와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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