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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도 '종가'도 줄줄이 탈락…동네북 된 유럽 축구

입력 2014-06-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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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도 '종가'도 줄줄이 탈락…동네북 된 유럽 축구


'무적함대'도 '종가'도 줄줄이 탈락…동네북 된 유럽 축구


2014브라질월드컵 이변의 희생양은 유럽 팀들이었다. 조별리그에서 줄줄이 탈락하며 '유럽 축구의 몰락'을 알렸다.

27일(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끝으로 16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졌다.

유럽 팀들의 부진이 가장 눈에 띈다. 토너먼트 진출국 가운데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은 독일·네덜란드·프랑스·벨기에·스위스·그리스 등 6개국 밖에 되지 않는다. 유럽 13개국이 출전해서 7개국이 탈락했다.

유럽 축구를 대표하던 전통의 강호들이 조별리그에서 잇따라 고배를 들며 그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가장 큰 이변은 2000년대 세계 축구를 이끌어온 '무적함대' 스페인의 탈락이다.

네덜란드·칠레·호주와 함께 B조에 속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조별리그 탈락을 알린 유럽팀이 됐다.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충격의 1-5 완패를 당한 스페인은 칠레와의 2차전에서도 0-2로 무너지며 힘없이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호주와의 최종 3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2010남아공월드컵과 유로2012에서 연달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스페인은 브라질에서 32강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망신을 샀다.

'죽음의 조'였던 D조에 편성됐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도 이변의 제물이 됐다.

코스타리카·우루과이와 함께 묶인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당초 생존이 더 유력했다. 나머지 두 팀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지만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지니고 있는 전통과 무게감을 생각해봤을 때 16강 진출 쪽에 더 무게가 실렸다.

결과적으로 북중미 코스타리가와 남미 우루과이의 돌풍에 유럽 명가들이 휩쓸렸다.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와 우루과이전에서 각각 1-2로 패하고 코스타리카와 1-1로 비기며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잉글랜드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58스웨덴월드컵 이후 무려 56년 만이다. 당시에도 무승(3무1패)의 수모를 당하며 짐을 쌌다.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0-1로 덜미를 잡힌 이탈리아는 16강 진출을 염원하며 마지막 3차전에 나섰지만 우루과이에 0-1로 패하며 조 3위로 떨어졌다.

2006독일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탈리아는 남아공월드컵과 이번 대회에서 2회 연속으로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포르투갈도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혔지만 G조 3위에 머물며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 축구 명가들이 조별리그에서 밀려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디디에 데샹(46) 감독은 "우리는 브라질에 있다. 남미 선수들은 이곳 기후에 더 잘 적응할 것이고 아마도 고국에서 가까운 곳에서 경기하면서 수많은 응원단을 등에 업었다는 사실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와 지리적 요소 등이 미세한 균열을 일으킨 끝에 이러한 이변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지리적인 차이가 이번 대회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분석은 변명에 가깝다. 환경적인 요인이 어느 정도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많은 유럽 팀들이 최악의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기본적으로 실력의 문제다.

또 남미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유럽 클럽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열린 대회에서 환경 변화를 겪는 것은 그들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들어서며 꾸준히 세계 축구계를 주름 잡아왔던 유럽식 축구가 이제 어느 정도 간파당했다는 분석에 더 힘이 쏠리는 이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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