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퍼거슨 시에선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반발하는 소요 사태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정부가 주 방위군의 수를 3배 넘게 늘려 강경 진압에 나섰지만, 성난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부소현 특파원이 그 현장에 가 있습니다.
부소현 특파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기자]
현지시간 오후 8시. 퍼거슨 경찰서 앞에 모인 시위대가 경찰들을 향해 구호를 외칩니다.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쏜 백인경관이 근무했던 바로 그 경찰서입니다.
시위대는 불기소 결정에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바니타 램킨/시위 참가자 : 건물이 불타든 상점이 약탈당하든 신경 안 씁니다. 그건 언제든 다시 만들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생명은 다시 살릴 수 없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며 시위대 숫자가 많아지자 점차 긴장이 고조됩니다.
시위대가 도로에서 벗어나라는 경찰의 명령에 불응하자 순식간에 충돌이 발생합니다.
경찰의 진압도 훨씬 강경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 : '너희 하층민이 뭘 할 수 있겠냐'고 생각할 백인들이 역겨워요. 우리가 아는 게 이 빈민가가 전부고,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겠죠. 우린 분노할 줄 압니다.]
행진이 시작되자 시위대 숫자가 300여 명 정도로 더 늘어났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배심의 이번 결정은 미국 내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라고 입을 모읍니다.
[엔젤라 위트먼/시위 참가자 : 우리가 흑인으로서 정의를 쟁취할 수 없다면, 어떻게 우리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평등하지 않아요.]
시위대가 이동한 시청 앞은 최루탄이 발포돼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경찰을 향해 병을 던진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퍼거슨의 긴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방화와 약탈도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이번 사태로 한인 교포들이 운영하는 상점들도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조원구/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 : 데모가 강했던 지역의 뷰티 타운과 전화기 판매상, 그 두 군데가 전소가 됐습니다. 나머지 가게들은 약탈을 많이 당해서…(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경찰들이 강제 진압에 나서 현지시간 새벽 1시 30분쯤 시위대는 가까스로 해산됐습니다.
그러나 이미 무법천지로 변해가고 있는 퍼거슨이 언제쯤 제 모습을 찾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