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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했을 뿐인데, 남편 얼굴에 염산이라니" 공무원 아내의 호소

입력 2021-11-19 10:38 수정 2021-11-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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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 A 씨 동료 페이스북〉〈사진-JTBC 캡처, A 씨 동료 페이스북〉
지난달 포항에서 한 민원인이 염산을 뿌려 공무원이 눈에 화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공무원의 아내가 병간호하며 적은 심경글이 SNS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지난 18일 염산 테러를 당한 포항시 공무원 A 씨의 아내가 쓴 글이 페이스북에 올라왔습니다. A 씨의 동료 직원이 "사모님이 간병을 하시며 느끼신 애끓는 심정을 전한다"며 공유했습니다.

A 씨의 아내는 "청천벽력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어떤 단어로도 담아낼 수 없었던 남편의 사고 소식에 오로지 눈만 살려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며 남편은 31년 외길 인생 절반 이상을 교통과에서 근무했다. 집보다 직장이 소중했고 가족보다 직원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고가 일어나고 나니 왜 하필 내 남편이었어야 했는지 세상 모든 것이 원망의 대상이었다. 사람이 어찌 사람에게 이리도 무자비한 방법을 행할 수 있는 건지"라며 "그러나 그 원망조차도 퍼부을 시간이 없었다. 오로지 남편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고 당시 빠른 대응을 해준 직원들과 도움을 준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A 씨 아내는 "그렇게 며칠을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죽을 것 같았던 분노는 어느 정도 사그라들고 그래도 고마웠던 분들이 생각난다"며 "응급실에 한달음에 달려온 시장님, 믿기지 않는 상황에 거듭 미안하다 죄송하다 하시며 진정으로 마음 아파하시는 그 분을 보며 남편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지만 아마도 가슴으로는 웃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나긴 화상 치료의 길, 끔찍했던 사고 트라우마 치료의 길이 남았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담담하게 치료에 임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고, 이런 일로 고통받는 이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A 씨는 서울의 한 안과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A 씨의 아내도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지난달 29일 포항시청 대중교통과에서 일하던 A 씨는 개인택시 매매알선업자인 60대 남성 B 씨가 뿌린 염산으로 얼굴을 다쳤습니다. B 씨는 개인택시 매매 금지에 불만을 품고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 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구속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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