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방송 불가능한 상황? 거짓말 가려낼 희생자의 동영상

입력 2014-05-01 08:2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배에 탑승하고 있던 아이들이 찍은 동영상, 그 두 번째 편지를 전해드린바 있습니다. 고 박예슬 양이 남긴 동영상이었죠. 이 동영상을 면밀히 분석해봤습니다. 동영상에는 탈출하라는 내용 없이 구명조끼를 확인하라는 방송만 나오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시간 진도 관제센터와의 교신에서 세월호가 방송이 불가능하다고 한 말은 거짓말이 됩니다.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당일 오전 9시 23분, 진도 관제센터는 세월호를 향해 방송을 지시합니다.

[진도연안VTS : 경비정 도착 15분 전입니다.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세요.]

하지만 세월호의 답변은 방송 불가였습니다.

[세월호 :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진도 관제센터는 육성으로라도 전파하라고 지시합니다.

[진도연안VTS : 방송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 바랍니다. 승객 탈출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십시오.]

하지만 방송이 불가능하다는 항해사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고 박예슬 양이 휴대전화로 남긴 영상에 9시 38분 안내방송이 또렷이 들립니다.

[현재 구명동의를 착용하신 승객분들께서는 현재 구명동의 내에 끈이 제대로 묶여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조타실에서 방송이 안 됐다고 해도 객실 쪽 방송을 얼마든 활용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게 드러난 겁니다.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이준석 선장의 주장도 신빙성이 의심됩니다.

[이준석/세월호 선장(지난 19일) : (승객들에게는 왜 퇴선명령 안 내리셨죠?) 퇴선 명령 내렸습니다. (그런데 방송은 선실에 있으라고 나왔단 말입니다.) 그 당시는 구조선이 아직 도착을 안 해서 그랬던 겁니다.]

해경 123정이 세월호 바로 옆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5분입니다.

휴대전화 영상에도 헬기가 도착한 게 확인됩니다.

[헬리콥터가 와.]

이 선장 주장대로라면 구조선이 도착한 이 때부터 퇴선 방송이 나와야 하지만 9시 38분 영상에도 구명동의를 확인하라는 지시 뿐입니다.

[현재 구명동의를 착용하신 승객분들께서는 현재 구명동의 내에 끈이 제대로 묶여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은 복도에 나란히 누워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대기할 뿐입니다.

선장과 1등 항해사를 비롯한 승무원들은 9시 46분 가장 먼저 배를 탈출했습니다.

승객들에게 대기하라는 방송에 고의성은 없었는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관련기사

9시23분 방송 불가?…동영상이 '증언'한 선원들 거짓말 "방송장비 다룰 줄 몰라 탈출 방송 못 했다?" 의구심 증폭 "줄만 잡아, 잡아!"…어업지도선 구조 영상, 긴박했던 21분 "구조 좀" 절체절명 순간…해경 구명 보트는 1대 뿐 "헬기 온다" "구조 좀!"…9시 40분경 담은 새 동영상 "왜 통제 따르라고 했는지…" 남겨진 아버지의 오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