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키즈존이라고 해서 어린 아이들을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음식점들 카페들 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걸 방치하는 부모들 때문에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건 너무 가혹하다… 의견이 분분한데요.
안지현 기자가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분당의 카페 거리.
이곳에는 아이들은 출입할 수 없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입구에는 '초등학생까지 아동은 입장할 수 없다'고 쓰여 있습니다.
노키즈존은 이곳뿐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많은 대학가 주변에도 노키즈존이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나와 있는 동대문구 대학교 주변도 그런지 살펴보겠습니다.
한 카페에서 아동을 받지 않고 있었습니다.
[카페 주인 : (몇 살부터 들어올 수 있나요?) 저희는 중학생이요.]
다른 카페도 아동 출입을 꺼립니다.
[카페 종사자 : (혹시 노키즈존인가요?) 그런 건 아닌데요. 저희 집은 거의 다 학생들이고 애들이 온 적이 거의 없어요. 죄송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완동물 카페에서도 아동 출입을 금지하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고양이카페 사장 : 일단은 아이들이 오면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요. 다른 고양이를 본다는 마음에 (아이들이) 다른 테이블에 가서 손님들에게 해를 끼친다던가요.]
혹시 일어날 사고에 대한 배상 부담도 아이들을 꺼리는 이유입니다.
얼마 전 법원은 뜨거운 국물에 화상을 입은 아이에 대해 식당 주인이 70%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여기에 '맘충'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엄마와 벌레의 합성어로, 공공장소에서 예의없는 부모를 비유한 말입니다.
카페에서 아이 소변을 받거나, 기저귀를 식탁 위에 그대로 버리고 간 사진은 대표적 '맘충' 사례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키즈존 설치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 100명에게 물어봤더니 노키즈존 설치를 찬성하는 쪽이 63명으로 반대하는 사람보다 더 많았습니다.
[남순복/경기 철산동 :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애들이 없는 쪽에서요.]
물론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윤재학/경기 판교동 : 다 같은 사람인데 어른 편하자고 애들 못하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이소영/경기 판교동 : 더불어 사는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취재진은 식당에서 아이를 어떻게 거절하는지 알아봤습니다.
18개월 된 아이를 태운 유모차가 음식점으로 들어갑니다.
곧바로 종업원이 다가옵니다.
[식당 종업원 : 안내 못 보셨나요? 중학생 이상만 돼요.]
[이혜진/아이 엄마 : 구석에서 조용하게 먹으면 안 될까요?]
일행 중에 아이가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살펴봤습니다.
엄마가 먼저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있는 카페에 아이와 함께 아빠가 들어섭니다.
역시 입구에서 거절당합니다.
[이혜진/아이 엄마 : 먹던 것만 조용히 먹고 가면 안 될까요?]
[카페 종업원 : 안 돼요. 카페 자체가 노키즈존이라서요.]
하지만 노키즈존인 카페에선 다른 손님들로 시끄러운 상태입니다.
[이혜진/아이 엄마 : 저도 주변에서 노키즈존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직접 이렇게 들어가서 거절을 당하니깐 힘든 것 같아요.]
아이들을 '잠재적 민폐 유발자'로 규정해버리는 것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지현 교수/명지대 아동학과 : 차별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문제 유발자로서 입장할 수 없다는 것을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곳은 어른들이 공연을 보는 동안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공연 표가 있으면 이용 가능한데요.
아이들이 이 안에서 다양한 놀이기구를 보육교사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진현/서울 흑석동 : 아무래도 있으니깐 아이 맡겨두고 공연 보고와도 문제없죠.]
아이들은 조용히 놀며 어른들을 기다립니다.
최근 들어 무분별하게 늘어나 노키즈존.
일부 몰지각한 부모 때문에 아이에게 공존할 기회를 빼앗아버린 건 아닌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