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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보다 충격 커"…헬기 사격훈련장 갈등, 무슨 일?

입력 2020-11-10 20:52 수정 2020-11-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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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포항 장기면에는 군 사격장이 있습니다. 지난 55년 동안 우리 군이 사격 훈련을 했던 곳입니다. 사격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엔 50여 가구, 130명이 사는 작은 마을도 있습니다. 올해부터 미군의 아파치 헬기 사격 훈련도 여기에서 하게 됐는데요. 주민들은 헬기가 뜰 때마다 3년 전에 겪은 포항 지진 때보다 더한 충격에 휩싸인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북 포항의 수성리에 살고 있는 김순덕 씨는 지난 2월 아침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창문이 갑자기 흔들려 밖을 나가보니 커다란 헬기가 지붕 위로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미군의 아파치 헬기였습니다.

[김순덕/경북 포항시 장기면 수성리 주민 : (창문이) 덜덜덜 떨려서 애들도 왔다가 방 안에 들어가버려요. 전쟁 났다고. 손주들이 겁나서 안 와요.]

곧이어 사격훈련이 시작됐습니다.

이 마을 이장은 3년 전 포항 지진 때보다 충격이 더 컸다고 했습니다.

[정서기/경북 포항시 장기면 수성리 이장 : 포항 지진은 여기서 좀 멀잖아요. 바로 위에서 처음에 폭파 훈련을 했기 때문에 그 진동이 엄청 셌습니다. 포항 지진보다 더 셌고…]

원래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은 경기도 포천에서 해왔습니다.

하지만 훈련 도중 민가에 유탄이 떨어지는 등 사고가 잇따랐고 주민들 반발이 커지자 훈련장을 포항으로 옮겼습니다.

사격장 1km 떨어진 곳엔 130여 명이 사는 마을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정부와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2월 첫 훈련 이후 하반기 훈련을 또 한다고 하자 화가 난 주민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현수막과 깃발을 차에 걸고 거리를 달렸고 시청 앞에 모였습니다.

[조현측/장기면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장 : 우리도 (포탄이) 안 떨어지라는 법이 있습니까? 목숨을 걸고라도 꼭 막겠습니다.]

집회를 마친 주민들은 사격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지게차를 가져다 놨습니다.

사격훈련에 필요한 물자 수송을 못 하게 막은 겁니다.

[돌아가세요. 돌아가.]

오는 16일 사격훈련이 시작되면 주민들이 몸으로라도 훈련을 막겠다고 밝혀 군과 주민들 간의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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