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해커가 지난해 비밀번호가 '12345'인 CCTV 화면 7만 대를 모아 공개했는데요, 최근에 12345 비밀번호를 여전히 쓰고 있는 3천여 대를 다시 공개했습니다. 국내에서도 50개 넘는 CCTV가 포함됐습니다. CCTV의 보안이 뚫려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취재에 유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아직 초록잎이 채 올라오지 않은 노란 잔디가 보이고 한쪽으로는 학생들이 바쁘게 건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제(26일) 낮 서울 성균관대의 교정 화면입니다.
제가 현재 취재를 하고 있는 이 모습도 사실상 이렇게 CC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홈페이지상에서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이미 공개된 영상이라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말합니다.
문제의 사이트는 지난해 한 해커가 CCTV 네트워크를 해킹해 비밀번호 '12345'를 사용하는 카메라 화면 7만 대를 모아 공개했던 곳입니다.
방문객들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자 스스로 닫았다가 최근 다시 열었는데 여전히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은 3천대가 공개됐습니다.
학교와 학원, 가정집 거실 등 국내 CCTV 화면 50여 개도 포함돼 있습니다.
해커는 취재진과의 이메일을 통해 개인 사생활이 너무 심하게 드러나는 화면은
자체적으로 걸러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비밀번호를 바꾼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CCTV가 수없이 설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든 사생활이 나도 모르게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