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차고지에 도박장을 차려놓고 관광버스 기사들에게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줘 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상습 도박을 벌인 운전기사들도 대거 적발됐는데요, 졸음운전 위험도 컸다고 합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버스 차고지 주차장에 녹슨 컨테이너 박스가 서 있습니다.
버스기사들이 운전하는 시간 외에 휴식을 취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안쪽의 작은 문을 열자 또다른 공간이 나옵니다.
테이블 위에 카드가 어지럽게 늘어져 있습니다.
담배꽁초가 잔뜩 든 종이컵도 보입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한 비밀 도박장입니다.
51살 현모 씨 등 세명은 서울 양천구와 경기도 부천 등 수도권 일대 관광버스 차고지 세 곳에 도박장을 차려 운영했습니다.
차고지에 모인 버스기사들에게 시간당 만 원의 사용료를 받고 도박판을 주선했습니다.
현 씨 일당은 또 기사들에게 250여차례에 걸쳐 15억원을 빌려주고 연 최대 1300%의 이자를 챙겼습니다.
돈을 갚지 못하면 전세버스를 담보로 잡고, 차 열쇠를 빼앗아 다른 장소에 버스를 숨기기도 했습니다.
[민모 씨/버스기사 : 그동안 일하면서 벌었던 거 모두 다 그쪽에 바치고도 그쪽에 차를 놓고 담보를 할 정도였으니까….]
일부 기사들은 밤새 도박을 하고 장거리 운행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강상문 광역2계장/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 기사들이 밤샘 도박에 빠져 극도의 피로상태에서 운행 하다보면 졸음운전을 할 위험이 높고 이럴 경우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찰은 현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도박에 참여한 운전기사 3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