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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산산조각으로 남았다"…영광뿐인 상처?

입력 2020-12-17 19:29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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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죠. 벌써부터 정치권에선 추 장관의 다음 행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내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도전할 거다, 아니다 대선으로 직행할 거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추미애 "산산조각으로 남았다"…영광뿐인 상처? >

왜장과 함께 진주 남강에 뛰어들었죠. 논개의 영정 사진입니다. 논개의 희생정신을 특별히 높이 산 정치인이 있습니다. 바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입니다.

[추미애/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8년 6월) : 나라를 구하고자 몸을 던진 논개 정신. '추다르크 추미애'의 닮고 싶은 정신이 바로 논개 정신인데요.]

추 장관이 이 '논개정신'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서 말입니다. 여권에선 '검찰개혁'의 장애물로 꼽혔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문제를 마무리 짓고, 본인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겁니다.

[정만호/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어제) : 추 장관 본인의 사의표명과 거취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숙고하여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소회를 직접 밝히기도 했는데요.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이란 시를 인용했습니다. 시의 한 소절 읊고 갈까요? 

[정호승 '산산조각' (음성대역) :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본인을 산산조각 난 부처에 비유한 듯한데요. 잘잘못을 떠나, 그동안 윤석열 총장과 갈등을 빚으며 이미지에 상처를 입은 건 사실입니다.

[추미애/법무부 장관 (1월 9일) : 제가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고요,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입니다.]

[윤석열/검찰총장 (10월 22일) : 일단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여성 서울시장 후보 1위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아들 병역 문제 때문에 집요한 공세도 당했죠. 진보언론에서도 '추미애 리스크'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윤한홍/국민의힘 의원 (7월 27일) : 동부지검장 하시다가 4월달에 갑자기 차관으로 바로 발령이 나셨습니다. (추미애 장관) 아들 수사건 하고 관련이 있는 것 아닙니까? 차관으로 발령 난 게?]

[추미애/법무부 장관 (7월 27일) : 소설을 쓰시네]

다시 추미애 장관이 쓴 페이스북 글로 돌아가 볼까요. 추 장관은 "모든 것을 바친다고 했는데도, 아직도 조각으로 남아있습니다"란 표현을 썼습니다. 이 남은 조각, 정치적으론 엄청난 자산이 될 듯합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추 장관의 노고를 직접 치하했습니다.

[정만호/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어제) :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 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면서…]

문 대통령 입장에선 이런 마음일 겁니다.

[이거 특급 칭찬이야~]

공수처 출범과 윤석열 사단 견제. 여기에 마음의 빚도 덜 수 있게 됐으니 말입니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1월 14일) :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그리고 또 법무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서 이제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국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준 추 장관. 이른바 '친문세력'의 지지가 더욱 공고해질 듯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5선 의원에, 당 대표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입니다. '논개'는 목숨을 잃었지만, 추 장관에겐 정치적 탄탄대로가 열린 셈입니다. 벌써부터 추 장관의 다음 행보를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거다, 아니다 차기 대선에 직행할 거다 설이 분분합니다. 일부에선 정세균 국무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오를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흔히 상처뿐인 영광이란 표현을 쓰곤 하는데요. 추 장관의 경우엔 '영광뿐인 상처'가 아닌가 싶습니다.

< DHC 회장 또 '혐한' 발언…재일한국인에게 "존(조센진)" >

일본의 화장품 회사죠. DHC 회장이 또 사고를 쳤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인을 비하하는 글을 회사 사이트에 올렸는데요. 재일 한국인을 경멸하는 표현이죠. '조센진'을 뜻하는 '존(チョン)'이란 단어를 사용한 겁니다.

이 용어를 사용한 경위도 어이가 없습니다. DHC는 순수 일본인 연예인만 광고에 기용하는데, 경쟁회사인 산토리는 거의 전원이 한국계 일본인이란 겁니다. 그러면서 '존토리'라고 야유를 당한다, 지적을 했습니다.

일본인들이 생각하기에도 도를 넘어섰나 봅니다. 명백한 '헤이트 스피치', 혐오조장 발언이다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차별 기업 DHC의 상품은 사지 않습니다' 불매 운동도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있을 넷우익들이 아니죠. '#DHC 상품을 삽니다' 맞불 운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DHC 회장의 망언,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재일 한국인을 '사이비 일본인'이라고 지칭하며, 모국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DHC의 자회사죠. DHC TV는 이른바 '극우들의 성지'로 불립니다. 지난해 'NO 재팬'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이런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A패널 (지난해 7월 / 화면출처: 일본 DHC텔레비전) :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니까.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지.]

[B패널 (지난해 7월 / 화면출처: 일본 DHC텔레비전) : '조센진'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시키지 못해서,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

방송에서 이런 막말을 버젓이 할 수 있다는 건,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됐겠죠. 이걸 꼬집은 광고가 최근 일본에서 나왔습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NIKE JAPAN')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일본,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이지메 문화'를 지적한 건데요.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소녀. 실제 재일조선중급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합니다. 이 광고에 일부 일본인들은 '일본을 차별사회로 묘사했다'며 나이키 불매운동까지 나섰는데요. 글쎄요. DHC 회장의 잇단 망언. 한사람만의 문제일까요? DHC 측은 이번 혐한 발언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는데요. 역시나 사과는 없었습니다.

DHC 회장이 산토리에 '존토리'라는 별칭을 붙여줬으니, 저도 DHC에 걸맞는 조어 하나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Dirty Hate-speech Company'라고 말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추미애 "산산조각으로 남았다"…영광뿐인 상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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