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갑질도 산재도 '홀로 감당'…사각지대 놓인 청소년 노동자

입력 2019-12-26 21:01 수정 2019-12-26 21:47

위험 내몰고…"사고 나면 알아서 해결해라"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위험 내몰고…"사고 나면 알아서 해결해라"


[앵커]

요즘 겨울 방학 맞아서 일을 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네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어려운 상황을 겪습니다. 그런데, 이럴 때 노동청이나 관련 단체로부터 거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참고 그냥 일한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깝습니다. 일을 하다 다치거나 부당한 상황에 처해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일하는 청소년들의 실태를 이자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를 가로지르고

횡단보도, 행인 사이로…

배달 오토바이의 아찔한 주행

[청소년 배달원 : 도로가 많이 얼어있으면…미끄러워요]

쏟아지는 주문

9시간 동안 27곳 배달

[청소년 배달원 : 강제배차도 다른 기사들이 못가면 제가… (막내가 주로 가요?) 네.]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휴대전화

10대 청소년이 배달 일을 하는 건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배달을 최대한 많이 하려다 보면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열여덟 살 유모 군은 최근 음식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다 택시와 부딪혔습니다.

시간에 쫓겨 오토바이를 급하게 몰다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나이가 어리단 이유로 원치 않은 배차를 받았습니다.

[유모 군/청소년 배달원 : '나갈 인원이 너밖에 없다'면서 저한테 강제배차를 넣어주신 거예요.]

가게 두 곳의 음식을 배달하기까지 거리는 30km, 강변북로보다 긴 거리를 25분 만에 달려야 했습니다.

산재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사고 책임이 유군에게 있고 시간 내에 배달하지 못할 거리도 아니었다는 겁니다.

결국 유군은 오토바이 수리비와 병원비 등 50만 원이 넘는 돈을 혼자 부담했습니다.

[유모 군/청소년 배달원 : 사장님은 '아무것도 안 도와준다, 너 알아서 해결해' 이런 식이었어요.]

지난 9년간 배달을 하다 숨진 10대 청소년은 86명, 부상자는 4500명에 달합니다.

일하는 청소년들은 노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청소년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시선 탓에 그동안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권혁진/일하는청소년연대 준비위원장 : 첫 노동이 나의 평생 노동의 경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청소년 노동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을까…]

(영상디자인 : 박지혜·최수진·정수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관련기사

불 나자 맨손 사투 벌인 노동자들…노동 안전 사각 여전 산재사망 보고서 속…노동자 목숨 앗은 '사소한 이유' 돌아가는 기계 아래 '아찔한 작업'…천장 가득 '발암물질' 현대제철서 하청업체 근로자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부상 "일하다 죽지 않게, 다치지 않게…" 동료가 이어가는 외침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