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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분석] '헌신의 역설' 손흥민, 후반기 경기당 한 골...비결은?

입력 2015-03-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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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분석] '헌신의 역설' 손흥민, 후반기 경기당 한 골...비결은?


팀을 위한 헌신이 늘었다. 역설적으로 경기당 한 골을 꽂는 득점 기계로 진화했다.

레버쿠젠의 공격수 손흥민(23)은 9일(한국시간) 벤틀러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파더보른 원정에서 올 시즌 15·16호골(컵대회 포함)을 꽂았다. 레버쿠젠도 파더보른을 3-0으로 제압했다. 두 골을 몰아친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도 10호골을 넣어 세 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에 성공했다. 승점 3을 보탠 레버쿠젠(승점 39)은 샬케04와 아우크스부르크(이상 승점 38)를 따돌리고 4위로 뛰어 올랐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16경기에서 5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2015 호주 아시안컵 이후 5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경기당 1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의 득점 비결은 헌신이다. 아시안컵 이후 욕심을 버렸다. 독일로 출국하며 손흥민은 "이제 레버쿠젠으로 돌아가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약속대로 그는 직접 슛을 노리는 것보다 더 좋은 위치의 동료에게 패스를 주는 경우가 늘었다. 파더보른과 경기에서도 패스를 넣어주는 역할에 집중했다. 파더보른은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2~3명이 붙어 강하게 압박했다. 손흥민은 무리하지 않고 동료를 활용했다. 바로 슈팅으로 이어진 패스만도 3개였다. 동료들이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이날 레버쿠젠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IS분석] '헌신의 역설' 손흥민, 후반기 경기당 한 골...비결은?


후반 28분 파파도풀로스의 선제골이 터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손흥민에게 붙던 압박도 느슨해졌다. 이날 손흥민은 84분 전까지 딱 한 번의 슛만 날렸다. 그나마 중거리 슛이었다. 다급해진 파더보른은 패스에 집중하던 손흥민을 내버려뒀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날카로운 침투로 카스트로가 머리로 내준 공을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헌신만 하던 손흥민이 골에어리어까지 올라올 것을 예상한 파더보른 수비수는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 역습상황도 비슷했다. 손흥민은 홀로 왼쪽으로 빠져 있었지만 파더보른 수비진이 모두 놓쳤다. 손흥민은 굴절돼 자신 앞에 온 공을 마음 껏 감아차 골문 구석에 꽂았다. 84분 동안 답답할 정도로 패스에 집중했던 플레이가 두 골로 이어진 것이다.

[IS분석] '헌신의 역설' 손흥민, 후반기 경기당 한 골...비결은?


욕심을 버리니 오히려 경기당 1골을 넣고 있다. 득점 페이스가 빨라졌다. 현재까지 한국인이 유럽 빅리그에서 넣은 한 시즌 최다골은 1985-1986시즌에 차범근 전 감독이 세운 19골이다. 차 전 감독은 당시 레버쿠젠에서 뛰며 분데스리가와 데포칼에서 38경기를 뛰며 대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올 시즌 32경기에 나와 16골을 넣었다. 시즌 전체 득점 페이스는 차 전 감독과 같다. 아직 리그만 10경기가 남아 한국인 사상 첫 시즌 통산 20골도 꿈은 아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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