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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약점 발견했잖아요" 전도면 냉정한 자기객관화(인터뷰)

입력 2016-08-31 10:20 수정 2016-08-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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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은 솔직하다. 그래서 숨김없고 또 냉철하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최민식 송강호 등 연기에 있어 감히 평가를 할 수 없을 정도의 경지에 오른 배우들은 자신의 위치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좋은 평가가 쏟아지면 쏟아질 수록 더 겸손해 진다. 그것이 관록이고 노련미다. 전도연 역시 마찬가지다.

tvN '굿와이프'를 끝낸 전도연은 홀가분해 보이면서도 아직 마음 속에 담겨있는 것이 많은 듯 했다. 수 십 개의 매체가 모여 진행되는 공동 인터뷰 도중 두 번의 눈물을 쏟았고 "도망치고 싶었다",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가 쌓였다", "나에게 기특하고 감사하다"는 모든 속마음을 아낌없이 고백했다.

전도연은 "내가 촬영을 마치고 나서도 많이 울었는데 사실 그 전까지는 '그대로 등 돌리고 집에 가버리고 싶어지면 어쩌지?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헤어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현장에서 도망치고 싶었고 그만큼 힘들었다"며 "막상 끝내놓고 나니까 '더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더라"고 토로했다.

"나 스스로에게 기특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말한 전도연은 "내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결국 그 시간들을 견뎌내고 이겨냈다는데 대한 다독임이다"며 "1부에서 4부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했지만 그래도 모든 분량을 다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촬영 전부터 '전도연 비중 90%'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내가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부담스러워서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제가 16부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털어놨고, 감독님과 작가님이 분량을 좀 줄여주신다고 했다. 하지만 무조건 해야 하는 기본적인 것들이 있었다"며 "난 내가 그 많은 대사를 다 못 외울 줄 알았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부담감 보다 자기 자신과의 약속, 그리고 욕심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해내야 했던 전도연이다. "쫓기고 또 쫓기는 분량 속에서 내가 할 도리는 다 하고 싶었다. 하루 25~26신 정도를 찍었지만 나로 인해 현장에 피해가 가거나 촬영이 지연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진심을 표했다.

또 "끝나고 잠깐 집에 들어간 순간에도 '그래, 잠은 드라마 끝나면 언제든지 잘 수 있으니까. 피곤한 것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집중해서 대사 잘 외우고 현장에서 잘 하자'는 말을 주문처럼 외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이 진행되면 될 수록 쪽지 보듯이 대본을 볼 수 있는 시간조차 없더라"고 남달랐던 고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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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도연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 비교 대상으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나나를 언급한 것은 결코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진심이라는 것을 엿보이게 했다.

전도연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내가 몰랐던 내 연기 약점을 발견했다. 난 내 발음이 그렇게까지 전달력이 없는 줄 몰랐다. 감정을 전달하는 대사들은 나쁘지 않은데 객관적인 사건을 전달하는 신은 정말 버겁고 소화가 안 되더라. 모니터링을 하면서 내가 내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연필을 물고 발음 연습을 할 시간이 주어졌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하니 힘을 줘 연기해야 했고 그럴 때마다 달라지는 입모양에 전도연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심지어 제 대사를 나나가 연기하게끔 해 달라는 말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이 경력에, 이토록 대중적인 신뢰를 받는 배우 중에 이렇게까지 자기객관화가 잘 되는 이가 있을까. 이 역시 전도연이기에 가능한 배움이다.

전도연은 "김서형 씨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이기도 하지만 나나까지 발음이 참 좋더라. 그래서 감독님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건 나나에게 주세요'라고 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며 "그래서 '굿와이프' 시즌2를 하든, 아니면 앞으로 변호사 혹은 검사 역할을 맡게 된다면 배우라는 직업적으로 선택을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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