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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시대, 일회용기 사용 폭증…재활용 '쓰레기 폭탄'

입력 2018-12-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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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집에 탕수육과 한두 가지 메뉴를 더 주문하면 따라오는 일회 용기가 13개나 됩니다. 모두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 것들이죠. 하지만 음식물이 남겨진 채로 버려지는 일회용기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결국 쓰레기 대란의 원인이 됩니다.

정원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재활용 수거 선별 업체입니다.

이곳에 하루에 40t 정도의 주택가 쓰레기가 모이는데요.

그 중에서 30% 정도는 재활용을 할 수 없어서 그대로 폐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단독이나 다가구 주택에서는 재활용 쓰레기를 한 데 모아 배출합니다.

그런데 한두 개만 오염이 된 채 버려져도 봉투 안에 든 모든 재활용 쓰레기가 더러워질 수 있습니다.

방금 들어온 재활용 쓰레기 봉투인데요.

안에 뭐가 있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먼저 이 봉투를 보면 배달업체에서 시켜먹은 음식 같은데 그 플라스틱 용기가 전혀 세척이 되지 않은 상태고요.

그 다음에 다 젖어버린 신문지라든지 이런 깨진 도자기, 그 다음에 병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폐기물로 분류될 수밖에 없습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된 쓰레기들을 거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유창범/수거선별업체 대표 : 시에다 민원을 넣는 거야 왜 안 가져가냐. 가져오면 지저분한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치워줘요. 치워주면 재활용품이 아닌 쓰레기가 나와요.]

폐기비용은 1t에 평균 12만 원 수준.

수거 업체들은 매달 200~300t 정도를 폐기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중국이 고체 폐기물 수입을 전면금지한 뒤, 상황은 더 악화됐습니다.

매달 수천만 원의 폐기비용과 함께, 재활용 플라스틱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수익 구조가 더 나빠진 것입니다.

한 업체는 폐기할 쓰레기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속여 불법으로 수출했다가, 지난 달 필리핀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관세청과 합동으로 폐기물 수출 업체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업체들은 불법 반출도 문제지만, 잘못된 분리 배출에 대해서도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일부 사람들의 비양심적인 분리 배출 때문에 폐기율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환경미화원 : 음식물 찌꺼기, 병·유리 깨진 거 많이 담아놔가지고 우리도 하다 보면 다치기도 하고 위험도 하고…주민들이 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하는데…]

재활용이 될 플라스틱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요.

재활용치고는 다소 지저분한 모습입니다.

왜냐면 압축과정을 거치면서 안에 담겨 있던 액체들이 바깥으로 흘러나오면서 전체를 오염시켰기 때문인데요.

결국에는 이 덩어리들이 잘게 쪼개져서 세척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만큼 처리비용을 높일 수 밖에 없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거친 후, 정부가 지난 8월 카페 매장 내 일회용기 사용을 제한하며 플라스틱 컵과 빨대는 일부 줄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택배와 배달음식 주문이 늘면서 일회용기 쓰레기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배달앱을 통해 중국 음식을 주문해 봤습니다.

철가방에서 연두색 그릇에 담긴 짜장면을 꺼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이렇게 종이박스에 담겨 배달이 왔습니다.

탕수육까지 3인분을 주문했는데, 여기에 쓰인 일회용기가 무려 13개입니다.

그것도 뚜껑을 따로 계산할 경우에는 갯수는 더 늘어나게 됩니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인 메뉴 포장부터, 양념, 반찬류의 일회용기가 8개 사용됩니다.

배달음식의 경우 세척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심지어 남긴 음식물이 들어있는 채로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은 음식물은 버린 뒤, 세척을 하고 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섞인 채 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렇게 배달앱을 통한 하루 주문량은 전국에 100만 건 정도로 추정됩니다.

배달앱 주문을 통해 하루에 버려지는 일회용기만 수백만 개에 달하는 셈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처리하는 재활용 기술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입니다.

특단의 대책과 시민 개개인의 분리수거 실천이 없다면 불법 쓰레기 배출국이라는 오명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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