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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사는데 정무적 판단? '김관진이 답해야 할 것들'

입력 2017-06-02 21:25 수정 2017-06-0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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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FX사업은 7조가 넘는 국가 예산이 들어갔는데 부실 덩어리다, 이런 지적이 나왔죠.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별 문제없이 넘어가면서 의혹은 더 커진 상황입니다. 정치부 유선의 기자와 함께 어떤 의혹이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유선의 기자, 가장 큰 의혹은 역시 2013년 9월에 계약 상대가 갑자기 바뀐 부분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7조 3000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었는데, 2007년 공군이 최초로 소요를 제기한 이후 6년동안의 검토를 거쳐 2013년 9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로 올라갔습니다.

그때는 미국 보잉사의 F-15SE로 단독 상정이 됐는데, 그날 김관진 당시 국방부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던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정확히 2시간 반 만에 부결됐습니다.

그리고 2014년 3월에, 6개월 뒤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바뀌었습니다.

[앵커]

제조사 자체가 아예 바뀐 건데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는데요,

그러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015년 국정감사에서 뒤늦게 그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진성준/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5년 10월) : 김관진 당시 방추위원장이 이 사안은 정무적 판단으로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고 얘기하면서 F-15SE를 부결해야 된다. 거기에 정무적 판단이라고 하는 말이 나옵니까, 안 나옵니까.]

[한민구/국방부 장관 (2015년 10월) : 네, 그 표현이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김관진 당시 국방부장관은 그런적이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후임자인 한민구 장관이 시인했다는 거죠? 그런데 전투기를 사는데 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합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것이 지금 감사원이 보고 있는 부분인데요.

7조 3000억 원어치 전투기를 사면서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할 군사위성은 제때 받지 못했고, 일부 핵심기술은 이전을 아예 받지 못하고도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바로 이 '정무적 판단' 때문인지 살펴봐야 된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어쨌든 F-35A 기종이 F-15SE보다 상위 기종이잖아요. 그런 이유때문에 선정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F-35A가 F-15SE보다 우월한 전투기인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만능은 아니고요, 문제점이 매우 많은데요.

2010년 이후에 드러난 큰 고장만 체크해봤는데 8번이 넘습니다. 엔진 결함도 있고, 이륙 도중에 화재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캐나다는 주문을 전량 취소했고요. 덴마크는 물량 도입을 연기하고 도입 대수도 48대에서 30대로 줄였습니다. 이밖에 영국, 이탈리아, 터키, 네덜란드는 주문 대수를 줄이거나 주문 시기를 연기했습니다.

[앵커]

주문한 걸 취소하고 연기하고 줄이는데, 우리는 다 받아들였다는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직까지 미국측에 아무 말도 한 적이 없고요. 40대를 전부 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기술이전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쨌든 계약이 틀어진 과정, F-15SE가 부결되고 순식간에 F-35A로 가게 된 과정은 다시 한번 봐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기술이전 문제는 무기를 도입할 때 전제조건으로 내 건 매우 큰 약속인데, 그냥 안 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김관진 전 실장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김관진 전 실장은 2015년에 이 문제가 불거졌는데 그때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대신 입장을 냈는데요. 예전에 방위사업청장이 했던 얘기와 달라서 논란이 됐습니다.

F-15SE 부결 직전인 2013년 9월에 당시 이용걸 방사청장이 "절충교역 때 기술이전을 고려했습니까"라고 질문이 오니까 "절충교역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이 항공산업의 기술이전이다"라고 했습니다.

[앵커]

저게 무슨 말이죠?

[기자]

기술이전 받는 것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우리가 계약했다고 설명한 것인데요.

그런데 2년 뒤에 기술이전 문제가 불거지고 나니까, 한민구 장관이 해명을 했는데요. 그때 얘기가 조금 달랐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한민구/국방부 장관 (2015년 10월) : 통합기술 이전 문제는 KF-X 사업에 한정하는 문제인데 FX 사업 기종 결정에 결정적인 요소인가 하는 문제는 달리 볼 수 있는 측면이 얼마든지 있다.]

방사청장은 2013년에 기술이전이 최우선순위라고 했는데, 2015년에는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문제가 되니까 그 부분은 달리 볼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을 바꾼겁니다.

[앵커]

여러가지로 의혹덩어리인데, 역시나 김관진 전 실장이 핵심 인물인데요. 취재팀이 김관진 전 실장에게 이 부분에 대해 질의서를 보낸 적이 있죠?

[기자]

네, 지난 1월에 F-15SE 부결 당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배석했던 위원들의 상당수 증언을 확보해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앵커]

김관진 전 실장에 대한 의혹 제기를 했었죠.

[기자]

네, 그 당시에 청와대에 직접 질의서를 보냈고요.

또 왜 정무적 판단이 필요했는지 말해달라고 공식 질의서를 보냈는데,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는 짧은 답변뿐이었습니다.

[앵커]

취재팀에는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했지만 결국은 감사원 조사에서는 구체적인 얘기를 해야겠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부 유선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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