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또 한 명의 서울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012년 이후로 8명째입니다. 우울증과 개인적인 사정 때문인 것 같다고 서울시와 경찰은 설명했지만, 저희 JTBC의 취재결과는 좀 달랐습니다. 업무 스트레스로 괴로워한 흔적들이 남아있었습니다.
백일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흘 전(30일) 목숨을 끊은 서울시 공무원 조모씨는 휴대전화에 일기 형식 카카오톡 메시지를 여럿 남겼습니다.
유족은 JTBC에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내일 출근할 거를 생각하면 천장이 나를 덮치는 기분이다.", "회사 비용처리 독박에 대한 불만" 등 회사 업무에 대한 부담을 표시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특히 유족들은 고인이 상수도사업본부로 전입한 이후 맡게 된 영문 관련 업무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씨는 "기업교류 영어로 진행하는 거요"라는 메시지를 수십 차례 자신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유족 : 스트레스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업무에 대한…근무하면서 직장 동료들…이러려고 그렇게 힘들게 공무원이 됐는지…]
"입에 담기도 싫은 사람과 연관된 일" 등 동료와의 갈등을 암시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마지막 메시지에는 "회사 사람들 가면서까지 보고 싶지 않다"는 내용도 남겼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설명은 조금 다릅니다.
[서울시 관계자 : 저희 업무가 민간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활동인데. 굉장히 재미있어하고…]
2012년 이후 서울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이번이 8명째.
그동안 수차례 조직 문화 혁신 대책이 나왔지만 비극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