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래 13월의 월급이라던 연말정산이 난데없는 세금폭탄으로 바뀌면서 피해는 납세자만 본 게 아닙니다. 환급받은 여윳돈으로 쇼핑에 나서던 직장인들이 지갑을 꼭꼭 닫는 바람에, 불똥이 유통업체로 튀고 소비까지 가라앉는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대개 이렇게 13월의 월급 때에는 경기도 좀 살아난다는 기대를 갖기 마련인데, 이번엔 반대가 돼버린 상황이죠.
성화선 기자입니다.
[기자]
직장인 이정진 씨가 모의 연말정산을 해 봤습니다.
지난해에는 9만원을 돌려받았지만, 올해는 72만원을 오히려 더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정진/직장인 : 와이프가 출산을 하게 되는데 태교여행을 계획했다가 가계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태교여행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 것 같아요.]
이 씨처럼 연말정산 환급액을 보고 실망한 직장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한 쇼핑몰 업체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10만원이 넘는 겨울옷의 반품률이 일주일 전보다 31% 늘었습니다.
15일은 국세청의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가 시작된 날입니다.
연말정산 후폭풍은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습니다.
[식당 주인 : 승진하는 사람들이 사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올해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개인이 쓸 돈이 적어지잖아.]
설 대목을 앞두고 있지만, 얼어붙은 소비 심리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설 상여금을 받아, 연말정산에 세금을 내고 나면, 쓸 돈이 없을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소비를 살리겠다는 연말정산이 소비를 위축시키는 부메랑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