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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거래 의혹 '침묵' 깬 양승태…구체적 내용엔 말 아껴

입력 2018-06-01 20:42 수정 2018-06-0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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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부 사상 초유의 사태인만큼 취재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승필 기자, 양 전 대법원장이 그동안 침묵했기 때문에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 이런 비판도 나왔잖아요. 그러다 오늘 갑자기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대법원이 재판에 개입해 KTX 해고 승무원 등 약자들에게 불리한 선고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사법부의 존립 근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거든요.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늘(1일) 두 가지에 대해 선을 긋고,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우선 대법원장에 재직하면서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상고법원은 대법원이 제기능을 다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정책에 반대한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며 이 두가지는 양보할 수 없는 한계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중요한 의혹에 대해 다 부인을 한 것이네요?

[기자]

네 그런 주장을 했는데요. 조사단 발표 이후 양 전 대법원장 본인에 대한 수사 요구가 잇따르자 직접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해갔는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 자세한 내용은 저도 사실 제대로 알지를 못하고 또 그런 상태에서 여기서 이야기 드리는 것은…(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았는데 위에서 만든 문건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네. 그런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서 더 이상 제가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앵커]

네,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알지 못해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런 이야기였군요.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이 특별 조사단 조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회견에서도 왜 내가 조사를 받으러 가야 되느냐고 답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사단이 충분히 조사했을 거라고 하면서 왜 자신이 가야 하느냐는 취지로 말을했는데요. 들어보겠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 400명 정도 사람들이 가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사안을 밝히지 못했을까요. 저는 다 알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내가 가야 됩니까.]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의 재판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며 지금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법원 일각에서는 그렇다면 오히려 사법부 수장으로서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와서  의혹을 불식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옵니다.

[앵커]

400명 정도 사람이 이야기했는데 사안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한 명이 더 중요할 수도 있는 걸텐데 그렇군요. 기자들과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조사단이 기존에 발표했던 내용과 다른 내용이 나온 것 같습니다. 

[기자]

양 전 대법원장은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을 한 달 앞두고 작성됐다는 '말씀 자료'가 존재했고 자신도 읽어봤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 언제든지 뭔가 행사가 있을 때는 말씀자료라고 줍니다. 그런 거를 내가 한 번씩 보고 버려버리지…]

 


이 문건에는 사법부가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왔다는 표현과 함께, 이런 취지와 맞아 떨어지는 구체적인 대법원 판결 사례들을 정리했었습니다.

조사단은 문건 작성에 관여한 법원 행정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면서 이 문건을 양 전 대법원장이 보고받지 못했다는 진술을 받아서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와 배치되는 말을 양 전 원장 스스로 내놓은 겁니다.

이처럼 조사단 발표와 배치되는 내용, 여러가지 구체적인 의혹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이승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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