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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더 늦을 것"…끝내 못 돌아온 택배기사

입력 2020-10-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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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론 숨진 택배 노동자 김씨가 왜 사망했는지는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택배 노동자들은 여러번 코로나19로 일이 많아졌다며, 그 부담을 호소해왔죠. 지난 추석을 앞두고는 파업까지 예고했었고 정부는 당시 분류작업을 할 인력을 투입해주겠다고 약속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김씨가 일한 곳은 이런 인력 지원도 없었습니다. 김씨의 아버지는 사고 당일에도 아들이 "오늘은 어제보다 더 늦을 거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아버지와 둘이 살던 택배기사 김씨는 사고 당일에도 새벽 같이 집을 나섰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사고 나는 날 '아빠 오늘은 어제보다 좀 늦을 거야' 어제 9시 20분에 들어왔는데 어제보다 늦을 거라고 하면 심정이…]

사고 당일 김씨에게 배정된 택배 물량은 350여 개.

김씨가 일한 곳은 이번 추석 연휴 때 택배노조가 요구한 분류작업 지원 인력도 받지 못했습니다.

김씨가 속한 대리점 기사들 중에 노조원이 한 명도 없었던 겁니다.

[진경호/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 사망하신 분처럼 노동조합이 없는 터미널에 단 한 명도 분류 인력의 투입은 없었다, 명절 기간에도 오후 3시까지 분류작업을 해왔던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서…]

배달할 택배가 너무 많아 김 씨는 점심도 거르기 일쑤였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내가 몇 번 (일을) 따라가 봤는데, 많이도 안 따라갔어요. 명절 때 그때. 아무리 힘들어도 먹을 시간이 없어.]

유족은 김씨가 평소에 지병도 없었고 체력도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김씨 입에서도 힘들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코로나 때문에 일거리가 많다고 하잖아요. 요즘 다른 이야기는 안 하는데 '아유 아빠 힘들어' 그러고 들어오더라고요. 아파서 특별히 약 먹고 그런 건 없어요.]

결국 아침에 떠난 김씨는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김모 씨/택배기사 아버지 : 아침 인사를 해요. '야, 조심해' 아침 인사가. 그럼 또 차가 안 보일 때까지 창문을 이러고 봐요.]

택배노조에 따르면 올해 숨진 택배노동자는 김씨까지 8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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