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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또는 안락사…비참한 운명 앞 유기견들에 '새 삶'

입력 2021-09-09 20:39 수정 2021-09-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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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년 수천 마리 개가 버려지고 죽임을 당합니다. 길을 떠돌게 된 개들은 가축은 물론 종종 사람까지 해치고 있는데요.

대책은 없는지, 임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길에서 떠도는 유기견은 종종 달리는 차에 치여 죽습니다.

야생에서 들개가 되면 가축을 물어 죽이고 사람까지 공격하기도 합니다.

2016년 6만 3000마리였던 유기견은 지난해 9만 5000마리로 크게 늘었습니다.

그 중 주민들 신고로 구조된 경우 이렇게 응급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보호시설로 보내집니다.

[김민수/동물메디컬센터w 수의사 : 이마 부위에 7군데의 자상… (망치) 못을 떼는 부분으로 가격을 당했어요.]

보호시설에 가도 의무 보호기간인 열흘 안에 새 주인을 못 찾으면 안락사 명단에 오릅니다.

경남 의령군이 위탁 운영했던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쇠 막대기에 주사기를 매달아 어미 강아지를 찌르자 소리를 지르며 쓰러집니다.

지켜보던 새끼 강아지들도 차례차례 찔립니다.

마취도 안 한 유기견들 몸에 퍼진 약물은 석시콜린입니다.

[유경근/방배한강동물병원 원장 : 의식은 그대로 있는 거예요. 몸은 굳어서 못 움직이고 그대로 질식을 하는 매우 고통스러운 죽음입니다.]

대도시가 아닌 농촌에서 이런일이 더 자주 벌어집니다.

마취제를 잘 다루는 수의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관계자 : 아이들 안락사 당했는데 여기 지금 살아 있습니다. 아 어떡해.]

최근 이런 유기견들을 입양해 새 삶을 안겨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 이제 가자. 좋은 데 가자.]

[최미금/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이사 : 축하드립니다. 잘 키워주세요. 잘 가.]

외곽 지역에 있는 보호시설에서 도심으로 유기견들을 데려오는 입양 카페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서울시 지원을 받아 만든 발라당 입양 카페는 지난 4월부터 안락사를 앞둔 유기견 60마리를 데려왔습니다.

이 중 70%인 42마리가 새주인을 만났습니다.

[최미금/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이사 : 들개라서 처음에 1kg에 들어왔는데 아이들이 쑥쑥 자라서 입양 갈 때 11kg이 됐어요.]

유기견만 다섯마리째 키우는 입양자도 있습니다.

[유기견 입양자 : (펫숍에서) 강제로 교미를 시킨다는 게 충격이었어요. 너무 잔인하구나. 돈을 벌기 위해 생명을 (함부로 다루다니.)]

반면 입양 카페에 개를 버리러 오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습니다.

[최미금/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이사 : (개가 짖는 문제 등은) 산책이라든지 스트레스를 충분히 풀어주셔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여기 가져다 버리겠다고 하시는데…]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에 추적 장치를 달고 지자체에 주소를 등록하는 동물등록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윤민/서울시 동물보호과 주무관 (수의사) : 프랑스, 스위스, 캐나다 같은 동물복지 선진국은 내장형 칩을 심는 방식의 동물 등록이 의무화 돼 있습니다.]

동물등록제 시행 8년째인 우리나라는 반려견 등록 비율이 38%에 그치고 있고 지금도 반려견들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비글구조네트워크)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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