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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오세훈 '부동산 공급' 대결…지원군 경쟁도 '후끈'

입력 2021-03-29 19:01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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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의 화두가 코로나19에서 부동산으로 확실히 넘어간 분위기죠. 유세 현장에서 박영선, 오세훈 두 후보 모두 서로 부동산 공급 확대로 집값을 잡겠다며 규제 완화책을 들고나왔는데요. 두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인사들도 적극적인 유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29일)자 한겨레신문을 잠깐 보려고 합니다. 제가 주목한 건 2면 오른쪽 하단에 실린 만평입니다. 선거 벽보를 살펴보고 있는 두 사람, 근래 보기 드문 정책 선거라고 평하고 있는데요. 벽보에는 기호 1번이나 2번이나 모두 부동산 규제 완화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그 주변으로 중증 치매, 암 환자 등이 쓰인 전단지가 휘날리고 있고요. 지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판을 딱 한 컷에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주말부터는 네거티브 못지 않게 부동산 정책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한남대교에서부터 양재 터널까지 6㎞구간 10만평 이상의 땅이 나옵니다. (그 중) 5만평은 평당 1000만원 반값 아파트로 분양하겠습니다. 여러분.]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27일) : 아무리 좋게 표현해도 실패한 정부입니다. 실패한 대통령입니다. 맞죠? 주택 가격 올려놓은 건 정말 그거는요. 천추에 남을 큰 대역죄라고 해도 그거는 과언이 아니에요.]

두 사람 모두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세부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요.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계획은 비슷합니다. 특히 박 후보는 연령별, 직군별로 맞춤형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주말이면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죠. 어제는 강남역을 찾아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놨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20평 2억이 부담이 가는 20·30대 청년과 신혼부부도 많지 않겠습니까. 지분 적립형. 집값의 10%만 내고 따박따박 1년에 한번씩 집값을 조금씩 더 보태가는 지분 적립형으로 그렇게 분양하겠습니다. 여러분.]

박 후보의 오늘 타깃은 중소기업 재직 근로자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장기 재직 근로자들에 대한 혜택을 약속했는데요. 장기 재직 근로자는 중소기업에 5년 이상 또는 동일 기업에 3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들을 말합니다. 박 후보는 서울시 공공주택 물량의 5%를 중소기업 장기 재직 근로자에게 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특별공급물량 중에 기관추천 유형으로 약 2% 정도 중소기업 장기재직 근로자 물량을 배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 2%를 5%까지 확대를 하고, 이것이 잘 정착이 되면 10%까지 더 확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오 후보는 현장 유세에서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부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부동산 공약이 집값 폭등의 해결책이라고 홍보하는 식인데요. 오 후보의 기본적인 방침은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입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26일) : 지금 이렇게 신규주택 물량이 공급이 안 되니까 부동산 가격이 폭등을 한 것 아닌가를 원인을 알게 되면 해법은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죠. 어떻게 하면 된다고요? 민간주도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그냥 조합들이 할 수 있도록만 하면 됩니다. 특별히 뭐 도와드릴 것도 없어요.]

취임 일주일 안에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던 바 있죠. 오 후보는 안전진단 통과 기준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규제 등을 완화하고 한강변 '35층 룰'도 풀겠다는 방침인데요. 놀라운 건 박영선 후보도 결이 비슷합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그동안 서울은 35층이라는 획일적인 층고 제한으로 막혔던 재개발·재건축도 많이 있습니다. 서울은 남산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기 때문에 남산의 경관을 해치지 않는 35층 규제를 해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주일 만에 규제를 풀겠다는 오 후보의 발언은 비판했지만요.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겁니다. 오 후보와 다른 부분은 공공이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방식의 재개발을 선호한다는 점인데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오세훈 후보처럼 일주일 만에 재개발·재건축 다 허가해 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러분. 서울은 다시 투기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재건축·재개발이 활성화되려면 공공이 나서서 지원할 곳과 민간이 중심이 될 곳을 잘 구분해서 추진해야 합니다.]

다만 강남지역 재개발·재건축은 공공 주도만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했습니다. 왜인지는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저녁 두 후보의 TV토론회에서 들을 수 있으려나요. 한 번 살펴보고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후보들간 부동산 정책 경쟁 못지 않게 치열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지원군들의 전쟁인데요. 부캐가 '달려라 써니'라는 박영선 후보, 매일 구멍 난 파란 운동화를 신고 현장을 누비고 있지요. 신발에 날개를 달아주겠다고 나선 이들은 다름 아닌 박원순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으로 마음의 빚이 있는 인물들입니다. 먼저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우상호 의원입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6일) : 우상호를 도왔던 그 마음으로 박영선 후보를 도와서 반드시 시장으로 만들어주십사 이렇게 호소를 드리려고 하는데 여러분 그렇게 해주실 거죠? 박영선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영선입니다.]

우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이 자신에게는 혁신의 롤모델이라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었던 바 있죠. '피해호소인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돼 박영선 캠프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난 고민정 의원도 합세했는데요. 지난 27일에는 눈물의 유세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자신의 지역구인 광진구 일대에서 유세 중에 시민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장면입니다. 고 의원은 시민 한 분이 "'우리 함께 힘내서 서울시를 꼭 지켜요'라며 안아줬는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맞선 오세훈 후보의 지원군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세훈의 어벤져스, 이른바 '오벤져스'입니다. 범야권 단일 후보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이들이 캠프에 합류해 모두 오 후보를 돕고 있는 건데요.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오 후보의 현장 유세에 매일 1차례 이상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저 사람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아참 최근에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진 사람 아닌가? 왜 나왔지?' 그렇게도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여기 나온 이유는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어야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안철수 대표, 유세 현장에서 그간 갈고 닦은 비장의 무기도 선보였는데요. 그 유명한 '소몰이 샤우팅'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우리 서울 다시 살리고 정권 교체 가능하게 할 후보 누굽니까! 여러분이 4월 7일 기호 2번 오세훈 후보 찍으시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어제) : 엊그제도 강동구 유세 끝나고 (안철수와) 둘이서 맥주 한 잔 같이 했습니다. 우리 둘이 반드시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통합과 화합의 모습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오 후보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도 힘을 보탰는데요. 맞수토론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기애애한 모습도 연출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어제) : 이제 서울을 다시 살릴 사람 누구죠 여러분! 제가 좀 해보려고 했는데 아깝게 졌어요. 오세훈 후보 첫날부터 능숙하게 제대로 해줄 거라고 믿습니다. 여러분 믿으시죠?]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어제) : 나경원 후보도 마음에 앙금도 있을 거고 또 상처도 있을 텐데 저와 함께 위에서 여러분 만나 뵙고 있습니다. 우리 나경원 후보께도 큰 박수 한번 부탁드립니다.]

안 대표나 나 전 의원이나 경선에서 오 후보에 패한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 야권마저 패할 경우 정치적 입지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합당 선언까지 했던 만큼 '화학적 결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 대표가 향후 야권 정계 개편에서 일정 역할을 하기 위한 전략적 지원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안 대표가 늘 강조했던 새 정치의 미래가 오 후보의 손에 걸려 있는 상황이네요.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오, 서로 '규제 풀겠다' 부동산 정책 전쟁…유세 지원군 경쟁도 '후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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