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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사회' 홧김에 살인…잇단 충동 범죄 증가세

입력 2016-01-15 16:28

말다툼 중 주민·경찰관에 흉기 휘둘러
'화가 난다' 8층 옥상서 돌 던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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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중 주민·경찰관에 흉기 휘둘러
'화가 난다' 8층 옥상서 돌 던지기도

'욱하는 사회' 홧김에 살인…잇단 충동 범죄 증가세


순간 '욱'하는 화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는 등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범죄로 이어지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노 조절능력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 개인은 물론 사회적인 노력과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15일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살인 등)로 A(52)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전남 강진군 마량면 한 농협 앞 길가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B(52·여)씨와 농협직원 C(5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자신의 집으로 달아난 A씨는 자신을 쫓아와 검거하려던 경찰관 2명에게 흉기를 던져 부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손목 등을 다친 경찰들은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노점상 자리 문제로 다툼을 벌이던 중 B씨를 살해했으며 이를 말리던 C씨를 인근 터미널까지 쫓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집으로 도주한 A씨는 흉기를 던지며 30여분간 격렬하게 저항했으며, 경찰은 실탄을 사용한 끝에 이날 오전 11시18분께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지난 13일 마량 오일장에서 평소 자신이 노점상을 꾸렸던 장소에 B씨가 다른 사람이 자리를 잡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으며, 이날 같은 이유로 또 다시 시비가 붙었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오전에 배달을 가다 우연히 B씨를 만났는데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조만간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14일에는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8층 건물 옥상에서 행인들을 향해 수 차례 돌을 던진 30대가 구속됐다.

김씨는 지난해 11월14일 오후 6시45분께 광주 북구 문흥동 한 8층 건물 옥상에서 지름 12㎝, 무게 770g의 돌을 사람들이 지나는 횡단보도로 던져 보행자들을 위협한 혐의다.

지난해 10월17일부터 12월18일까지 5차례에 걸쳐 주말 저녁 사람들이 붐비는 교차로에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돌에 맞은 보행자가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주행 중이던 K5 승용차가 파손되기도 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2002년에도 광주 북구 문흥동 일대에서 화를 참을 수 없다는 이유로 차 5대를 부숴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에 "지난해 10월 실직한 이후 감정이 주체가 안 됐다"며 "1년 전 도로에 세워둔 내 차에 돌이 날아와 부서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돌을 던지면 화가 풀렸다"고 진술했다.

특히 제주도 여행 중이었던 김씨의 승용차에서는 범행에 사용했던 것과 비슷한 크기의 돌 5개가 발견되는 등 추가 범행을 계획했던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외에 아내의 잔소리에 발끈해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 홧김에 10개월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30대 여성 등이 지난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우발적 범죄가 날이 갈수록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져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박태진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는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않았다"며 "무한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기보다 상대적 박탈감에 쉽게 화를 내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떤 경우에 분노가 폭발 하는지를 조사해 본 뒤 사회적 교육을 통해 개인들의 감정 조절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며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며 "다른 나라와의 비료·분석을 통해 사회 시스템과 문화의 차이에 따른 미흡한 점을 찾아 불필요한 분노를 줄일 수 있도록 개인과 사회,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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