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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옴부즈맨위 설립…직업병 점검 시스템 구축

입력 2016-01-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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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옴부즈맨위 설립…직업병 점검 시스템 구축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재해예방대책'이 마련됐다. 삼성전자가 외부 독립기구로서 옴부즈맨위원회를 설립해 점검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는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

최종 합의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외부 독립기구로서 옴부즈맨위원회를 설립해 운영한다. 활동 기간은 올해부터 3년간이다. 이 기간이 마무리되면 필요한 경우 옴부즈맨위원회 요청에 따라 추가로 3년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조정위원회의 권고안 중 보상안을 수용해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 피해자 보상에 나섰다. 여기에 옴부즈맨 제도를 수용함으로써 공익 법인 설립을 제외한 권고안을 거의 모두 받아들이게 됐다.

옴부즈맨위원회는 위원장과 위원 2명 등 3인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이철수 서울대학교 법대 교수가 맡기로 했다. 이 교수는 한국 노동법학회, 노사관계학회, 서울대 고용복지법 센터장 등을 맡고 있다.

옴부즈맨 위원장은 독립적인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3개 주체의 조정작업을 맡던 조정위원회가 선임한다. 나머지 위원 2명은 옴부즈만 위원장이 선임한다.

옴부즈맨위원회는 종합진단과 개선사항 이행점검 활동을 진단하는 권한을 가진다. 종합 진단은 ▲작업환경 중 유해인자관리실태평가·개선방안 ▲작업환경의 건강 위험 역학 조사 ▲종합 건강관리체계점검·질병 예방 증진 대책 등이다.

개선 필요한 사안에 대해 수정 권고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종합 진단을 내린 달부터 3개월 이내 종합진단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한다. 다만 종합진단이 1년을 넘어서 장기화할 경우 연례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옴부즈맨위원회는 종합진단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이 마련되면 이행 점검 활동을 매년 정기적으로 수행한다. 점검 활동을 통해 추가로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내용의 이행 점검 보고서를 또한 작성해서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공개되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반론권 행사할 수 있다.

옴부즈맨위원회는 또 화학물질 관련 산업보건안전기준에 대한 학술정책연구와 해외사례 등을 조사한다.

삼성전자는 내부 재해 관리 시스템도 강화하기로 했다. 내부 보건관리팀의 조직과 규모, 역할을 강화한다. 건강지킴이센터도 신설해 운영한다. 건강연구소를 통해 보상·연구 활동도 할 계획이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세 주체의 완전한 동의에 의해 재해예방대책과 관련한 조정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진전"이라며 "다만 재해예방대책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뤄졌지만 보상과 사과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조정 논의가 보류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랫동안 묵어왔던 이 문제가 당사자들의 대화로 합의에 이른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모든 당사자가 합의 정신을 잘 이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는 "미흡하지만, 재발방지에 합의했다. 세 가지(사과·보상·재해예방대책) 문제 중 재발방지만 오늘 얘기를 한 것"이라며 "사과와 보상은 삼성 측의 거부로 얘기하지 못했다. 본관 앞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위는, 반올림은 지난해 12월부터 조정위원회를 통해 보상사과예방 등 세 가지 의제를 놓고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해 왔다. 조정위원회는 지난해 7월23일 조정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출연하고 보상대상 질병을 포함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지난해 9월부터 조정 권고안을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사과와 보상 작업이 진행됐다. 보상절차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과 협력업체 퇴직자 150여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100명 넘는 인원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보상대상자에게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이 전달됐다. 이 사과문에는 "발병자와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 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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