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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남, 떠난 인물"…'늘 그렇듯' 다시 연극무대로

입력 2022-01-1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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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에 이어서 골든글로브상을 이번에 수상한 오영수 씨. 그야말로 연기 내공을 보여주는 우리 배우들이 이렇게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쾌거에도 오영수 씨는 여전히 덤덤했는데요. 그리고 늘 그렇듯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연극무대라고 하고 있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3년) : 같은 풀이라도 이건 사람을 죽이는 풀이고, 사람을 살리는 풀이 있어.]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영화 속 나이 든 스님으로 나온 배우의 얼굴을 기억했다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 (2021년) : 그러면 우리 '깐부'부터 맺어야지?]

드라마 속 반전을 쥔 캐릭터 '오일남'으로 전 세계에 소개했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 (MBC, 2009년) : 항상 정치에 이용될 뿐입니다. 한데 제가 왜 도와드려야 합니까?]

이렇게 대중들에겐 스님 역할로 친숙하지만, 60년 연기 인생에 200편 넘는 이야기를 만들어온 곳은 연극무대였습니다.

'오일남'을 놓아주고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지하철을 오가며 대본을 외웠고,

[오영수/배우 : 요새는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그 시간에 암기하느라고… 마스크 쓰고 모자 쓰고 하면 잘 못 알아봐요.]

'오징어게임'으로 얻은 인기에는 오히려 혼란스러운 마음이었다며, 세상의 떠들썩함과 거리를 뒀습니다.

[오영수/배우 : 오일남은, 그 인물은 이제 내 곁을 떠나 있는 상태죠. 항상 무슨 역할을 할 때 왔다가 갈 때 '잘 가라' 하고 보내고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지난 주말에도 낮 공연과 밤 공연을 연달아 치르며 신을 믿지 않는 심리학자 역을 소화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없이 묵묵히 연기해 온 일생을 선배 배우는 이렇게 평가합니다.

[신구/배우 (지난달) : 두각을 나타내고 화려하고, 이런 배우는 아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뒤에서 연극을 받침하면서 조용하게 자기 몫을 해내는 그런 배우였다.]

일흔여덟, 여전히 무대에 오르며 자신에게 연극이란, 연기란 무엇인가 되묻고,

[오영수/배우 : 관객은 배우라는 나를 통해서 삶의 가치라고 할까, 인지해 나가는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연극을 해왔는데요. (연기는) 내 삶의 목적이고 내 삶의 의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꼽으며 자신의 마지막이 이런 모습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오영수/배우 : 이제 마법의 옷을 벗을까 합니다. 부디 박수갈채로 이 몸의 족쇄를 풀어주십시오.]

(화면출처 : 파크컴퍼니·국립극단·넷플릭스)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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