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오늘(9일) 영면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등 많은 일들이 미뤄지면서 장례도 2달 넘게 미뤄졌습니다. 그동안 "또 다른 김용균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용기있게 외쳐왔던 어머니는 아들의 마지막 길엔 잘 가라는 말을 건네지 못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성/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지난해 12월 11일) : 전 오늘 동료를 잃었습니다. 25살의 꽃다운 젊은 청춘이 석탄을 이송하는 설비에 끼어 머리가 분리돼서 사망했습니다.]
입사 3개월 신입사원,
랜턴 지급도 안 된 어두운 막장에서
석탄을 주워 담으며 만든 전기,
전기는 세상을 밝혔지만
홀로 점검하던 그의 주변은 밝혀주지 못했습니다.
그가 떠난 뒤,
산업안전보건법 28년 만에 전면 개정
석탄발전소 진상규명위원회 설치
발전소 비정규직 2200여 명 정규직화 합의
그리고 모든 것을 지켜본 그의 어머니,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지난해 12월 23일) : 아기 때 불러줬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잘 자라 잘 자라 우리 아가야' 로 시작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랠 불러주면 어느새 새근새근 잘 잤습니다. 자면서 웃는 모습이 너무도 예뻐서 자꾸만 생각나 눈물 납니다.]
"뭘 입고 뭘 먹고 일했는지 아들이 떠난 뒤 알았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지난해 12월 23일) : 내가 이런 곳에 우리 아들을 맡기다니, 아무리 일자리가 없어도 평생 놀고먹어도 이런 데는 안 보낼 거라고…]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얼굴 부비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아들 뒤를 따르는 것.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내 아들아, 너를 보내고 싶지 않은데 어찌 보내야 할지 막막하구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다. 내 아들 용균아.]
고 김용균
1994년 12월 6일 출생
2018년 9월 17일 서부발전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입사
2018년 12월 11일 컨베이어벨트에서 숨진 채 발견
2019년 2월 9일 마석 모란공원 안장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