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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유례없는 '전어 실종 사태'…속타는 어민들

입력 2017-08-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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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철을 맞아 그물을 던졌다 하면 수 천 마리씩 걸려나오던 전어떼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 곳이 있습니다. 전어 산지로 유명한 전남 광양만 앞바다입니다.

벌써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 유례없는 전어 실종 사태 현장을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제가 지금 나와있는 곳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앞 바다입니다.

한창 전어잡이 제철을 맞아서 어민들이 바빠야할 시기인데요.

그런데 뒤로 보시는 것처럼 어선들이 포구에 수십 척이 즐비하게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열흘 전쯤 이 곳에서 전어 집단 폐사 사태가 일어난 이후로 어민들이 사실상 조업을 포기한 상태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지금부터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광양만 일대는 섬진강 민물과 바다가 맞닿아 있어 전남 지역 최대 전어 산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새벽 조업을 나가던 어민들이 산업단지 인근 해역에서 수 천 마리의 전어떼가 집단 폐사한 것을 발견한 건 지난 11일이었습니다.

[김학균/전어잡이 어민 : 그 당시에 온 바다에 전어가 둥둥 떠 갖고… 지금 30~40년을 어업을 했는데 처음입니다, 이런 적은.]

당시 건져올린 전어만 약 1t, 5000여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달 말부터 어선 20척이 하루에 2t 가량의 전어를 잡아 올렸지만 집단 폐사 이후 전어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는게 어민들의 설명입니다.

집단 폐사한 전어가 발견된 산업단지 바로 앞바다에 나와봤습니다.

폐사한 전어들은 모두 수거된 상태인데요.

그렇다면 지금 이 곳에서 조업활동은 어떤지 한번 어민 분들과 함께 이 그물을 던져서 전어가 얼마만큼 걸려 올라오는지 한 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물을 던지고 건져올리는 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30분 정도, 평소같으면 그물 하나에 전어 100마리, 20kg 정도는 너끈히 나왔던 곳이지만 계속 빈 그물만 올라옵니다.

[(원래는) 초반부터 걸려 나오지. 처음 할 때도 전어가 걸려있어. 하루 종일 하는데 이 정도 하면 한 마리도 못 건져서 허탕치게 생겼습니다.]

지금 20분 넘게 그물을 걷어 올리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전어잡이 그물에는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은 채 그대로 끌려 올라오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잡고기는 커녕 다른 고기도 아예 찾아볼 수가 없는데요. 지금 30분 넘게 이어지는 조업에서 잡은 거라고는 게 2마리와 새우 1마리 뿐입니다.

물 속 상황을 확인해보기 위해 수중카메라를 해저면까지 넣어봐도 물고기 한 마리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민들은 전어 집단 폐사 하루 전에 있었던 여수산단 공장 화재사고가 이번 전어 실종 사태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김맹철/전남 광양시 어민회장 : 화재사고로 유해물질이 바다로 유출됐지 않나…그 뒷날부터 고기가 폐사한 이후로 고기가 안 나와요. 10여일간 거의 출하를 안 하고 있어요. 포기했습니다.]

전어를 파는 인근 횟집들은 다른 해안에서 잡힌 전어를 공급받아 수조를 채우고 있습니다.

[인근 횟집 상인 : 요새 잘 안 잡혀요. 요새 (조업을) 안 나가더라고. 나가도 양이 없다네. 딴 데서도 많이 가져오죠.]

국립수산과학원 측은 원인 규명을 위해 어류 체성분과 바닷물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 : 유독성 물질에 의해 전어가 폐사한건지에 대해서 분석을 진행하고 있고, 독성평가는 일주일 쯤 넘어 걸릴 것 같습니다.]

당장 다음달 중순 전어축제를 앞두고 있지만 사상 유례없는 전어 실종 사태로 시름에 빠진 어민들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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