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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파제가 착륙장, 손전등 불빛도 안보여

입력 2015-03-14 17:59

착륙장 없어 방파제 이용…야간엔 주민들 손전등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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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장 없어 방파제 이용…야간엔 주민들 손전등 도움

좁은 방파제가 착륙장, 손전등 불빛도 안보여


좁은 방파제가 착륙장, 손전등 불빛도 안보여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했던 해경 헬기가 추락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가운데 취약한 섬 지역의 응급헬기 이·착륙 시설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섬으로 형성된 전남 신안과 완도 등에서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이송을 위해 헬기가 동원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 응급환자 이송에 활용할 수 있는 헬기는 2011년에 배치된 닥터헬기 1대, 전남소방헬기, 해경헬기, 해군헬기, 산림청헬기 등 총 10대다.

하지만 열악한 섬 지역의 헬기 이·착륙 시설은 언제든지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3일 추락사고가 발생한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도 헬기의 이·착륙 시설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시설은 물론 유도등도 없는 상태에서 헬기의 이·착륙은 위험천만한 도전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섬지역에서는 헬기의 이·착륙장이 없어 바람 등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방파제를 이용해야 하고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 날도 가거도에 도착한 해경 헬기는 주민들이 방파제에서 들고 비춘 손전등에 의존해 착륙을 시도했으나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해무로 성공하지 못했다.

목포항공대 김재전 경위(조종사)는 14일 "섬 지역에는 헬기의 이·착륙시설이 없어 많은 위험이 따른다"면서 "주간에는 시야가 확보돼 위험부담이 크지 않지만 야간에 조명이나 유도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가거도 같은 경우는 매우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수색에 참여하고 있는 전남도소방본부 헬기 조종사도 "가거도는 지형이 험하고 수시로 기상이 변해 조종사들에게 악명 높은 곳이다"고 밝혔다.

그는 "불빛 하나 없는 헬기장 시설도 문제지만, 가거도의 지형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바람이 나가지 못하고 반대로 불어 헬기를 덮치기도 해 자칫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 "사고 당일 밤에는 해무까지 껴 유도등은 커녕 달빛도 보이지 않아 아마 헬기 조종사가 방향을 상실하지 않았나 싶다"며 "방향을 잃어 바다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헬기를 이용한 도서지역 응급구조는 최근 5년간 345명으로 이 중 가거도 응급환자는 46명에 달하고 있다.

한편 전날 오후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했다 추락한 해경의 사고 헬기에는 조종사와 응급구조사 등 4명이 타고 있었지만 현재 3명은 실종된 상태다.

사고 헬기는 전날 오후 8시27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방파제 남쪽 1.6㎞ 해상에서 추락했다.

헬기는 가거도 보건진료소의 지원 요청을 받고 맹장염 증세를 보인 임모(7)군을 이송하기 위해 오후 7시24분께 출동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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