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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지금은 전시상황"…시작부터 '코로나 총력전'

입력 2021-01-22 19:12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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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지금은 전시상황이다" 취임 이틀 차에 접어든 미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10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100일 안에 백신 1억 회분 접종을 마치고, 미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승객들에 대한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새 대통령을 맞은 미국의 모습,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도비 이즈 프리" 퇴사, 또는 이직을 갈망하는 이들의 사진첩에 자리한 짤 한 장. 영화 '해리포터'의 집요정 도비가 주인에게서 풀려난 뒤 '도비는 자유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제 노트북에도 있습니다. 오늘 백악관에서 이 대사를 대놓고 외친 사람이 있는데요. 악덕 상사는 갔다, 해방이다 미국의 코로나 대응 수장, 앤서니 파우치 소장입니다.

[앤서니 파우치/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현지시간 지난 21일) : (오늘도 몇 번 '농담'을 하셨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에 비해 지금이 얼마나 더 자유로운지, 어떻게 다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당신이 해왔던 일에서 해방된 기분이 어떤지 잠깐 얘기 좀 해주시겠어요?) 당신은 제가 그것에 대한 '농담'이라고 말했는데 저는 매우 진지했습니다. 전 농담한 거 아니었어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급) 때문에 정말로 불쾌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게 반박해야 하는 상황을 전혀 즐길 수 없었습니다.]

파우치 소장의 웃는 얼굴 처음입니다. 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 곁에서 이런저런 표정으로 한숨 짓는 걸 봐왔는데요. 이를테면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다 알지 못하며, 특히 어린이들에 관한 한 매우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VS "파우치 소장의 대답에 놀랐습니다. 개학을 미루자는 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학교를 열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절정은 "몸속에 살균제를 넣어 바이러스를 죽이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이 나왔을 땝니다.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가 파우치 소장으로 변신해 뼈 있게 풍자했었죠.

[브래드 피트/미국 영화배우 (현지시간 지난해 4월 / 화면출처: 미 NBC 'SNL') : 안녕하십니까. 전 앤서니 파우치 박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해 4월 / 화면출처: 미 NBC 'SNL') : 살균제가 1분이면 (바이러스를) 없앱니다. 1분 만에요. (인체에) 주입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만약 우리가 엄청난, 음… 자외선이든, 아니면 아주 강력한 빛을 만나면…]

[브래드 피트/미국 영화배우 (현지시간 지난해 4월 / 화면출처: 미 NBC 'SNL') : 얼굴을 만지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었던 20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4377명이었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인데, 누적 사망자 수는 40만 명을 넘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들어가자마자 '트럼프 지우기'에 여념이 없는데요. CNN은 "바이든이 백악관에 들어가 보니, 코로나 관련 정책이 없어도 너무 없어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취임 첫날, 세계보건기구에 복귀하고, 연방 시설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요. 이튿날인 오늘은 코로나 대응에 관한 행정명령 10개에 추가로 서명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파우치 소장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반갑습니다.) 제가 '전시'라고 하면 사람들은 '웬 전쟁?'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글쎄요. 40만명의 미국인들이 죽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사망자보다 많습니다. 40만명. 이것은 전시작전입니다.]

일단 미국 입국이 더 까다로워집니다. 권고사항이었던 '입국 시 자가격리'를 의무로 바꾸고, 도착해서 뿐 아니라 비행기 출발 전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단 음성 증명서나 감염 후 완치 서류를 제시하지 못하면 비행기 탑승 자체가 거부됩니다.

트럼프 임기 말부터 불거진 백신 부족 문제는 급기야 접종 중단 사태로 번진 상황인데요. 바이든은 "앞으로 100일 안에 백신 1억 회 접종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제가 서명하고 있는 이 행정명령은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이건 좋은 시작이에요. 백신 1억회분을 접종할 겁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 '트럼프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이야기 다들 아시죠. 코끼리 생각마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코끼립니다.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지우기'를 슬로건으로 내걸 수록, 사람들은 트럼프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미 하원이 내란 선동 혐의로 가결시킨 트럼프 탄핵소추안은 이르면 내일 상원에 송부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정작 펠로시 하원의장이 명확한 송부 시점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 (현지시간 지난 21일) : 어떻게 할지는 그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것을 한다면, 곧 일어날 것입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탄핵 심판)을 해야만 합니다.]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가면 새 정부 국정 운영과 관련된 모든 이슈가 묻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헤드라인, 온통 '트럼프 탄핵', '탄핵 정국'으로 도배될 게 불 보듯 뻔하죠.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만해도 '집에 간 트럼프 굴욕', '은행 계좌 줄줄이 폐쇄 당해' 같은 기사들이 하루종일 화제였습니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채 '셀프 환송식'을 열고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향했습니다. 이때 깔린 음악이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웨이(My way)'입니다. 트럼프는 4년 전 대통령 취임식날 열린 무도회에서 이 음악을 배경으로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춤을 췄는데요. 일종의 수미상관이랄까요. 시작할 때도 나만의 길, 끝날 때도 나만의 길입니다. 트럼프 답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바이든, 시작부터 '코로나 총력전'…"모든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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