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네이션이 사라진 스승의 날. 김영란법이 바꿔놓은 스승의 날 풍경입니다. 아예 휴교한 학교도 여럿 있습니다.
서효정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교실이 아닌 공원에서 학생들과 선생님이 만났습니다.
평소라면 1교시 수업이 시작됐을 시간, 단체복을 입고 사진을 찍습니다.
[(어딜 봐야 돼요?) 여길 봐야지!]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교가 산행을 기획했습니다.
김영란법 때문에 선물이나 꽃을 주고받는 것이 곤란해지면서 만든 행사입니다.
[나윤희/경기 광명북중학교 3학년 교사 : 교실에서 맞이했다면 어색할 수 있던 스승의 날인데 아이들과 같이 등반하면서 훨씬 마음을 많이 열었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선생님에게 마음 표현이 힘들어진 것을 아쉬워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유채이/경기 광명북중학교 3학년 : 편지 같은 것도 못 쓰다 보니까 힘들어요.]
같은 시각, 다른 학교 교실 안이 텅 비었습니다.
이 학교는 스승의 날 아예 휴교하기로 했습니다.
선물 때문에 학생들이 고민하고 교사들은 불편해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휴업 학교 관계자 : 음료수 하나 갖고 와도 '하지 말아라' '해라' 말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잖아요.]
이렇게 등교하지 않기로 한 학교는 수도권에만 30곳이 넘습니다.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감사 표현 방법을 찾아낸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 예산으로 선생님들에게 음료를 만들어주기로 한 것입니다.
[좋은 맛이야! 나쁘지 않아요.]
벽에 붙은 포스트잇 편지를 본 선생님 얼굴이 한껏 밝아집니다.
[조예찬/경기 고양 성사고등학교 학생회장 : 담임 선생님이 아닌 분들은 스승의 날에 주목받고 축하받기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그런 선생님들이 오셔서 즐거워하시는 것 같아 좋았어요.]
카네이션은 없었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마음이 오간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