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들은 임시로 보호소에 구금됩니다. 그런데 말이 보호소지 환경은 열악합니다. 1살 아기가 변기 물을 먹고 몇 년이고 기약 없이 지내기도 합니다.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뛰고 구르고, 두 아이는 그저 즐겁습니다.
벽에 걸린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란 그림 속에는 엄마와 두 아이가 나란히 손잡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온 5살 오빠와 3살 여동생,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몸과 마음에 상처가 있습니다.
[A씨 : 보호소를 나온 뒤 정신적인 안정을 찾는 데 3개월이 걸렸어요. 여전히 대소변을 못 가리고 소리 지르기도 하고…]
아이들은 지난 2014년, 체류 자격을 잃은 엄마와 함께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됐습니다.
보호소 생활은 아이들에게 끔찍했습니다.
[A씨 : 큰 자물쇠로 철창문을 잠그는 걸 보니 아이들이 불안해하고 무서워했죠.]
아이가 아파도 병원은 갈 수 없었고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습니다.
[A씨 : 아이가 기어서 화장실에 갔죠. 물을 마시고 싶은데 말을 못하니까 변기에 있는 물을 마신 거죠.]
아이들은 지금도 한국인을 보면 도망갑니다.
특히 교도소가 아닌데도 기간 제한없이 구금할 수도 있습니다.
[B씨 : 아마 3개월, 6개월 있다가 밖에 (나갈거라 생각했는데)…1년 지나갔어, 1년, 2년, 3년, 4년, 5년. 와!]
난민 신청을 하려던 이 청년은 언어 장벽 때문에 신청서조차 못 냈습니다.
곧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됐고 4년 넘게 보호소에 구금됐습니다.
외국인 보호소의 인권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