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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세금 거품 뺀 수입맥주 공세…속타는 '수제맥주'

입력 2018-11-07 21:31 수정 2018-11-0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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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많이 볼 수 있죠. 이런 할인 행사 때문에 국산 맥주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서 정부가 주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기 수입 맥주 상당수를 국내 대형 주류 회사들이 수입하고 있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오늘(7일) 밀착카메라는 소규모 토종 업체들이 고전 할 수밖에 없는 국내 맥주 시장을 짚어봤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편의점 창문마다 수입맥주 4캔을 1만원에 판다는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진열대에 놓인 맥주 50종류 가운데 수입맥주는 45개, 국산맥주는 5가지 뿐입니다.

[솔직히 요즘은 수입맥주밖에 안 먹으니까. 한국맥주는 잘 안 먹는 것 같아요.]

맥주코너에서는 진열대 빈 공간에 수입맥주를 수시로 채우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직원 : 계속 채워요. 쉬는 시간 따로 없이 그냥.]
           
실제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 점유율은 2012년 3.4% 에서 올해 20% 대로 6년 만에 6배가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주류 회사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주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행 주세법 상 술에는 제조원가의 72%가 세금으로 붙습니다.

수입맥주는 수입회사가 신고한 가격에만 72% 세금이 붙지만 국산맥주는 제조원가에 시설투자비용과 판매관리비, 마케팅 비용까지 모두 합한 금액에 세금 72%가 붙습니다.

원가와 용량이 같은 맥주라도 세금차이는 2배 까지 납니다.

실제 지난달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주세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이어, 최근 국회에서 주세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수입맥주 가격 상승을 우려합니다.

[주류세가 올라서 이제 4캔에 1만원으로 못 판다는 건가요?]
  
그런데 인기 수입 맥주 상당수는 국내 대형 주류 회사들이 직접 들여와 팔고 있는 상황.

취재진이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는 수입맥주를 확인한 결과 국내 대기업들이 수입하는 맥주만 38가지에 달했습니다.

[마트 고객 : 그런 맥주회사들이 자기네들이 들여와서 서로 경쟁을 하고 팔고 있다는게 참 뜻 밖이고. 전혀 그건 몰랐어요.]

국산 주류 회사들이 정작 국산 맥주에는 투자를 외면한다는 지적입니다.

[대기업 맥주업체 :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하면 이게 다 세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예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뭐 그런 시도를 잘 못하고 있거든요.]

주세법 개정 논의가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소규모 양조장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량설비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 국내 양조업체들입니다.

시설투자 비용에 연구개발 비용까지 모두 세금으로 매겨지다 보니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시장진입 장벽의 벽은 더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충북 증평의 한 소규모 맥주 양조 업체입니다,

소비자 판매 가격은 3캔에 1만원입니다.

[윤정훈/충북 증평군 소규모 맥주업체 : 더 양질의 맥주를 만들려고 좋은 재료를 넣거나 할수록 출고가격은 계속 올라가고요. 출고가격이 계속 올라간다면 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을 잃게 돼서…]

연구개발과 원료에 비용을 쏟을수록 세금과 출고가격이 늘어나 소비자와 더 멀어지는 셈입니다.

경기도 고양시의 또 다른 맥주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순봉/경기 고양시 소규모 맥주업체 : 2캔에 1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수입맥주랑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죠.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드는 거죠.]

소규모 양조장에게는 높은 진입장벽도 문제입니다.

국내 소규모 맥주업체는 최근 4년 사이 2배 가량 늘었지만 정작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이들 제품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국내 소규모 맥주업체는 모두 108곳에 이릅니다.

이들이 국내 대형 주류업체 뿐만 아니라 세계 유명맥주 업체들과도 경쟁해볼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해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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