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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거리의 불량음료. 함부로 먹이지 마십시오'

입력 2018-07-18 21:39 수정 2018-07-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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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많은 이들이 끙끙대는 모습을 생각하니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 정조실록 (정조 18년 6월 28일)

백성을 유난히 아꼈다는 애민군주 정조는 한여름 삼복더위에 노역하는 백성을 위해서 척서단.

즉 더위를 치료하는 약 4000정을 내렸습니다.

그것은 '속이 타는 자의 가슴을 축여주고 더위 먹은 자의 열을 식혀준다' 하는 특효약.

효험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백성들은 입으로만 걱정하는 데 그치지 않았던 왕의 마음 씀씀이에 더욱 감화받았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런 신문 기사도 있었습니다.

"아이스케익을 함부로 먹이지 마십시오. 귀여운 아기 배탈 납니다!"
- 매일신보 1938년 6월 30일

1938년 한 신문에 나온 '아이스케익 주의보'입니다.

'한 개 속에 더러운 병균이 2억 마리나 우글댄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사카린이 들어간 길거리 아이스케키의 맛은 황홀했습니다만, 반대로 잘못 먹으면 그만 배탈이 나거나 식중독에 걸리고는 했습니다.

여름은 그렇게 서민들에게는 겨울 못지않은 난제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2018년의 여름.

어제가 초복이었으니까 지금은 복 중이죠.

삼복의 한자 복(伏) 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모양으로 더위가 너무 강해서 일어서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쓰인다는데…

과연…

이글대는 더위는 콘크리트를 솟구치게 하고 아스팔트를 녹이고 있는 중입니다.

추위와 마찬가지로 가혹한 더위 역시 공평하지 못한 세상의 이치 탓일까…

더위는 이제 시작이라는데…

사람들을 더 덥게 만드는 답답한 뉴스는 이렇게 이어지고 있으니.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속이 타는 자의 가슴을 축여주고 더위 먹은 자의 열을 식혀준다는 정조임금의 마음을 담은, 그 특효약은 아닐까…

누군가 시원하기 위해서 또 다른 누군가는 더위와 맞서 뛰어야 한다는 당연한 이치들을 잊지 않는 것.

타인에게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는 마음들…

결국 이 더위를 이겨내게 하는 것은 정조를 닮은 우리의 마음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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