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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기압도 통증 심해"…'물대포 위력' 직접 확인해보니

입력 2015-11-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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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회 현장에서의 실제 충격도와는 거리가 좀 있어보이는 경찰의 어제 물대포 시연, 보셨는데요. 물대포의 위력을 직접 취재한 취재기자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호진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어서오세요. 물대포를 직접 체험해 봤다고요?

[기자]

네, 맞기는 맞았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경찰이 쓰는 위력의 물대포는 아니었습니다.

민간에서는 경찰이 현장에서 시위대에게 직사할 때만큼의 강력한 물줄기는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이번 시위에서 시위대에 직사할 때 10기압 이상으로 쐈다고 했는데요.

민간 살수차 업체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최대 6기압 정도였습니다.

업체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시면요.

[이재용/살수차 업체 대표 : 엄청나죠. 사람 살갗에 맞으면, 거의 뭐. 실험은 안 해봤지만 굉장히 위험합니다. 저희들도 쏘면서 뒤로 물러나니까요.]

[앵커]

6기압이라면 어느 정도 위력인가요?

[기자]

경찰 살수차 지침을 보면요, 15미터 거리에서 5기압 안팎으로 발사해야한다고 돼 있습니다. 20미터는 7기압이고요.

한 번 영상을 직접 보시면요.

높이 1미터 정도 되는 15킬로그램 정도 되는 통나무인데요. 15미터 거리에서 6기압의 물줄기를 쏘니 그대로 쓰러집니다.

나무로 된 책장에 쏘았더니 부서지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기압이더라도 이 살수차의 경우 호스를 통해 나가기 때문에 시위 현장에서 직접 발사되는 경찰 살수차보다 더 약하다는 겁니다.

또, 실제 시위 현장에서는 최루액도 섞여 있었죠.

[앵커]

그래요. 위력이 상당해보이는데 직접 맞아봤을 때는 어땠습니까. 위험하지는 않았나요.

[기자]

저는 20미터와 15미터, 10미터로 거리를 좁혀가면서 6기압의 물줄기를 맞아봤습니다.

20미터일 때를 보시면요. 보시는 것처럼 물이 뿌려지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15미터로 거리를 줄여봤더니 느낌이 확 달랐습니다.

다리에서부터 상반신으로 올리면서 맞아봤는데요.

주먹으로 얻어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상반신에 맞을 때는 통증에 제대로 서있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경찰이 통상적인 시위대일 경우 15미터 거리에 5기압까지 사용해도 된다고 지침을 만들어놨었죠.

[앵커]

10미터일 때는 어땠나요.

[기자]

10미터일 때는 긴장을 좀 했는데요. 경찰 지침보다 더 강한 세기였으니까요.

물론 경찰은 현장에서 지침을 지키지 않았습니다만. 화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방사가 시작되자 물의 압력에 계속 뒤로 밀려납니다.

균형을 잡고 자리를 지키려고 해도 미는 힘이 너무 강했습니다.

다리에 물줄기를 맞을 때도 그랬지만 상반신을 맞을 때는 저도 모르게 뒤로 돌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앵커]

이렇게 보기에도 충격이 심해 보이기는 하는군요. 더 가까이서도 맞아봤다고요?

[기자]

네, 지난 14일 집회에서 촬영된 영상, 기억하시나요.

차벽 앞에 서 있던 한 시민이 위에서 내리꽂힌 물대포를 맞고 그대로 쓰러지는 모습이었는데요.

물대포와의 거리가 5미터도 안 됐었죠. 그래서 저도 5미터에서 맞아봤습니다.

물론 당시 경찰의 물줄기 세기보다는 훨씬 약했습니다.

10미터에 있을 때는 그래도 앞으로 가서 자리를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5미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을 때는 그냥 이렇게 맞다가 정말 쓰러지겠구나,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물줄기를 맞아보니,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기자]

제가 이렇게 맞은 물줄기가 6기압이었는데요.

거리가 가까울 때 상반신에 맞을 때는 정말 너무 통증이 심했는데요.

머리에 맞으면 기절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10기압의 물을, 그것도 가까이서 맞으면 정말 뼈가 부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리학과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범준 교수/성균관대 물리학과 : 보통 1기압이 10m정도에 해당해서 10기압이면 100m높이에서 물풍선을 떨어뜨리는 것과 비슷한 속도라서요. 100m높이에서 물풍선을 떨어뜨렸을 때 땅에 서있는 사람의 머리에 맞는 물풍선의 속도 정도가 되는데요. 계산해보니까 시속 160km 정도가 돼서 류현진 선수가 힘껏 야구공을 던진 속도 정도가 돼요. 상당히 큰 충격이 되는 거죠.]

경찰이 어제 시연회를 하면서 정작 타겟은 빼고 진행을 한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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