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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꼴찌 후보'가 정규리그 우승…DB '순위표 뒤집었다'

입력 2018-03-11 18:36

이상범 감독 '형님 리더십'에 버튼 선발로 '승리의 버튼' 눌렀다

젊은 선수들 성장에 김주성·윤호영 중심 잡는 '신·구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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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감독 '형님 리더십'에 버튼 선발로 '승리의 버튼' 눌렀다

젊은 선수들 성장에 김주성·윤호영 중심 잡는 '신·구 조화'

프로농구 '꼴찌 후보'가 정규리그 우승…DB '순위표 뒤집었다'

11일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는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약체'로 지목됐다.

지난 시즌 평균 11.8점을 넣으며 외곽 공격을 주도한 허웅(25)이 입대했고, 올해 39살인 김주성의 노쇠화도 우려됐다.

또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는 윤호영(34)은 지난 시즌 도중 다친 무릎으로 인해 정규리그 막판에나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가드를 맡아 팀을 이끌던 박지현(39)은 은퇴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운'을 기대했으나 7순위로 밀리면서 '대어급 신인' 지명에도 실패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김영만 감독이 물러나고 이상범 감독이 지휘봉을 새로 잡았지만 이런 팀 사정 때문에 당장 성적을 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팀을 재건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진 감독 선임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DB의 전력은 기대 이상으로 탄탄했다.

우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뽑은 디온테 버튼(24)의 기량이 특출났고, 이 팀에서만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로드 벤슨(34)은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버튼은 이번 시즌 23.6점에 8.5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특히 승부처에서 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까지 허웅과 함께 외곽에서 맹활약한 두경민(27)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지난 시즌 9.8점을 넣은 두경민은 이번 시즌 16.3점을 폭발하며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당시 안양 KGC인삼공사 사령탑으로 DB의 전신인 원주 동부를 물리친 '지략가' 이상범 감독의 팀 운영도 절묘했다.

우선 김주성과 윤호영을 후반에 몰아 쓰는 전략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어차피 체력 부담이 큰 두 선수가 40분을 다 뛰기는 어려운 만큼 승부처인 후반에 이들을 주로 기용하며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이었다.

또 이들이 벤치를 지키는 전반에는 김태홍(30), 서민수(25) 등 지난 시즌까지 벤치를 주로 지킨 선수들이 책임졌다.

김태홍은 지난 시즌 평균 4분 20초 출전에 1.1득점에서 올해 22분 19초 출전에 7.2점으로 일취월장했다.

서민수 역시 지난 시즌 6분 31초에 1.9점에서 올해 23분 15초에 5.4점으로 몰라보게 달라진 성적을 냈다.

위기에서도 선수들을 질책하기보다 등을 한 번 더 두들겨주는 이상범 감독 특유의 '형님 리더십'이 그동안 기회가 별로 없던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결과였다.

결국 이번 시즌 DB의 '대반란'은 이상범 감독의 리더십에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는 외국인 선수 선발 성공, 신구 세대의 완벽한 조화가 맞아떨어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DB에 남은 과제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다.

정규리그 4, 5위 팀이 벌이는 6강 플레이오프 승자와 4강전을 벌이는 DB는 벤슨(206.7㎝)과 김주성(205㎝), 윤호영(197㎝)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가 있어 단기전에서 중요한 높이에 강점이 있다.

이상범 감독 역시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이 있는 지도자다.

다만 김주성, 윤호영, 벤슨 정도를 제외하면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적다는 점이 DB의 단기전에서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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