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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제균 "국제시장, 소통과 화합의 영화…이념논란 당황"

입력 2015-01-06 21:57 수정 2015-01-06 23:06

"국제시장, 영화 해운대 이전에 기획…이념논쟁 때문에 인터뷰 거절"

"아버지 세대에 대한 소박한 감사의 표시…민감한 내용은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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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영화 해운대 이전에 기획…이념논쟁 때문에 인터뷰 거절"

"아버지 세대에 대한 소박한 감사의 표시…민감한 내용은 빼"

[앵커]

요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바로 '국제시장'입니다. 오늘(6일) 관객 수 800만을 돌파했다고 하는군요. 지금의 속도라면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흥행도 흥행이지만, 영화의 내용을 두고 여러 가지 논쟁도 있어서 더 관심이 가는 영화가 됐습니다.

영화를 만든 감독은 지금의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오늘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을 직접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오랜만입니다.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안녕하세요?]

[앵커]

국제시장 개봉 후에 텔레비전 인터뷰는 오늘이 처음이시라고요?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네, 맞습니다.]

[앵커]

잘 안 나가셨습니까, 일부러?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사실 인터뷰 요청은 많이 들어왔었는데 이제 영화 외적으로 정치적인 부분에서 논란이 되어서 일단은 당분간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으셨던 모양이군요?)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오늘 나오신 건 부담이 없어지신 겁니까?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그건 아니고요. 어차피 영화 홍보를 위해서 또 다 좋은 일이니까 나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음 주쯤 1000만 돌파하지 않겠느냐라고들 얘기를 합니다.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지금 한 800만이 돌파했다는데, 안 보신 분들이 '야, 우리 보지 말자' 하고 서로 약속을 하지 않는 다음에야 1000만 돌파는 무난할 것 같은데 그 전에 해운대가 1100만이 넘었었죠?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네.]

[앵커]

금방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시겠네요?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최종 결과는 봐야 하겠지만 지금은 되게 감사하죠. 너무. 국제시장을 또 사랑해 주신 분들께는 정말 진심으로 다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윤제균 감독으로서는, 그러니까 한국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한 사람의 감독이 이른바 1000만 영화 2편을 연출한 셈이 되는데 부담감도 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라면.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사실 부담감보다 요즘은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이 진짜 감사하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어요. 이게 단순하게 영화 자체,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지만 또 결국은 1000만이라는 숫자는 해 보니까 이게 운도 많이 작용을 하는 것 같고 주변 상황도 많이 작용하는 것 같고 저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되게 모든 게 감사하죠.]

[앵커]

개인적인 어떤 경험에서 영화는 기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여기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이름이 부모님의 성함과 같다고 들었고요.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네. 사실 이 영화는 저희 아버님께서 대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는데, 저희 아버님 역시 다른 아버님처럼 평생 가족과 자식을 위해서 진짜 평생 열심히 일만 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내가 아버님의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꼭 가지고 있었는데. 2004년도에 첫째가 태어나서 제가 이제 아빠가 돼 보니까 그때 이제 문득 이 아버지 생각이 되게 많이 났어요. 제가 아빠가 되기 전까지는 참 우리 아버지가 이해도 안 되고 또 잔소리하시면 짜증도 제가 더 많이 내고 도저히 왜 저렇게 이해 안 되는 행동을 하실까 속도 많이 상하고 했는데 제가 아빠가 돼 보니까 그 예전의 아버지가 다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연민의 정이 느껴지고 아버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서 본격적인 건 아마 제 첫째가 태어나고 난 2004년부터가 된 것 같아요.]

[앵커]

그러면 지난번 1000만 영화, 해운대 이전에 영화는 기획단계에 있었다, 그런 얘기인가요?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맞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아시겠으나 이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른바 보수영화다, 그런 얘기도 나오고. 애국자들이 본다. 그리고 또 어느 평론가는 물론 그게 오해라고 얘기가 나왔습니다마는, 토 나온다, 그런데 이 영화를 가지고 한 얘기는 아니라고 이미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회 분위기 이런 것들에 대한 비평 차원에서 그 얘기가 나오기는 했습니다마는. 그래서 이게 하여간 우리 사회는 요즘 껄떡하면 바로 진영논리가 돼 버리니까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사실 이때까지 인터뷰를 거절했던 이유 자체가 그런 부분이었어요. 왜냐하면 사실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던 또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사실은 어떤 소통과 화합이 제가 감독으로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의 큰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어떤 세대간의 소통과 화합, 다음에 지역간에, 그다음에 어떤 계층간에 소통과 화합을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개봉을 하고 나서 보니까 소통과 화합이 아니라 막 갈등이 폭발이 되는 제가 생각했던 정반대의 그런 상황이 벌어져서 처음에는 되게 당황을 했었어요. 그래서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께서는 또 그렇게 생각을 많이 대다수의 관객분들은 생각을 그렇게 안 하시는데 또 평론가, 정치 이런 막 논란이 되다 보니까 제가 어떤 말씀을 드려야 될지 잘 몰라서 또 일단은 인터뷰를 거절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을 해 보니까 왜 이런 논란이 일어났을까 생각을 해 봤는데 결국은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그런 의도와 그런 해석의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그래서 분명히 영화라는 건 일단 관객분들이 해석하시기는 사람들마다 시각이 다 다르니까 그런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고 다만 감독의 의도에 대해서도 물어본다고 그러면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는 어떤 거시적인 현대사에 대한 어떤 정치적, 사회적, 역사의식 가지고 출발했던 역사가 아니라 진짜 소박하게 일찍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려고 만든 영화니까 많은 분들한테 좀 부탁을 드리고 싶은 거죠.]

[앵커]

그런데 한 인간이, 혹은 그 가족이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겪었던 것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예를 들면 파독이라든가 이런 것은 들어갔는데 왜 이른바 민주화 과정에 대한 얘기들은 없느냐. 따라서 감독이 역사인식의 어떤 부재, 이런 것 때문이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왔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그러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사실 두 가지 이유에서 정치적인 시선을 뺐었어요. 첫 번째는 사실 이 영화가 고생한 우리 아버님 세대에 대해서 헌사로 시작했었는데, 그러면 당연히 못 살고 가난했던 시절에 고생했던 이야기가 주가 되잖아요. 거기에 어떤 정치적인 사건이나 그런 내용이 들어간다고 하면 아무리 생각을 해도 수박 겉핥기식의 그런 또 끼워넣기식의 그런 형식적인 그런 식으로밖에 들어갈 수 없겠다는 판단을 했었어요. 그렇게 들어갈 바에는 차라리 빼는 것 낫겠다는 게 첫번째 이유였고요. 두번째 이유는 이 영화는 가족영화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요즘 많은 분들이 영화는 젊은이들의 전용적인 소유물이라고 많은 또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로 감독으로서 바랐던 것은 극장 안에 가장이 자기 아들과 자기 자식과 또 부모세대 또 할아버지, 할머니 3대가 와서 극장을 찾아서 볼 수 있는 가족영화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가족영화로 만들고 싶은데 거기에 또 어떤 민감한 정치적인 부분이나 역사의식적인 부분이 들어가면 좀 부담이 되는 것 같아서.]

[앵커]

윤 감독 입장에서는 가족영화인데 그것을 어떤 역사영화나 정치영화로 해석하지 말아달라.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예, 맞습니다. 이건 따뜻한 가족영화이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지…]

[앵커]

그런데 영화는 감독의 손을 떠나면 관중의 것이 되는 것이고 대중의 것이 되기 때문에 그 관객이 받아들일 때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라고 비판하는 것은 또 받아들일 의향은 또 있으신 거죠?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그렇죠.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개봉을 하고 나면 이제 해석에 대한 부분이 그건 의도하고는 상관 없는 부분이잖아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만든 사람은 감독으로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또 귀를 기울이고 또 비판은 또 비판대로 받고 칭찬은 칭찬대로 받고.]

[앵커]

알겠습니다. 요즘 워낙 영화 한 편이 나오면, 특히 이제 이런 현대사 내지는 근대사를 다룬 영화가 나오면 그것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이데올로기적인 것도 들어가게 되고 합니다. 그래서 흔히 비교되는 것이 변호인과 비교가 됐습니다. 비교가 됐던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양우석 감독님과도 친분이 있고 제가 잘 아는데 똑같다고 생각해요. 아마 양우석 감독님이 또 변호인을 만드실 때는 감독님만의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해석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또 다양한 해석이 또 나올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아마 양우석 감독님도 똑같은 심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무슨 말인지…]

[앵커]

혹시 변호인은 정치영화다 이렇게 보십니까? 내 영화는 가족영화인데 변호인은 정치영화니까 같이 맞대놓고 비교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습니까?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약간 차이는 있다고 생각은 해요. 차이는 있는데 또 그렇다고 딱 흑백논리로, 지금 이제 앵커께서 말씀하시는 것도 굉장히 흑백논리인데. 모르겠어요. (하도 그렇게들 얘기를 하니까) 살면서 좀 유연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은 있어요.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딱 이렇게 하면 사는 게 너무 힘들어지고 또 편이 나뉘고 그렇지 않을까.]

[앵커]

알겠습니다. 물론 영화는 감독의 손을 떠나면 관객의 것이라고는 하지만 관객들이 그렇게 좀 봐주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저희가 받아들이도록 하고요. 한 가지 화제가 된 장면이 있는데요.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 이게 유독 좀 많이 얘기가 됐어요. 이건 박근혜 대통령도 언급을 한 바람에. 그건 어떤 뜻이었습니까? 그러니까 보기에 따라서는 풍자 이렇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보기에 따라서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셨습니까?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런 해석과 의도에 대한 부분인데 해석은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풍자냐 아니면 애국이냐 이렇게 보시는 시각에 따라서 저는 충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면 이 장면을 찍은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냐. 사실 저의 정확한 의도는 그 영화 안에서 보면 전장으로 가려는 남편을 말리고 하는 개인간의 부부간의 갈등을 한 신 안에서 해결해야 되는데 그것을 가장 자연스럽게 해결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가 사실 우리가 누구나 다 그런 이제 60년대, 70년대 그 당시에는 그런 국기에 대한 경례가 누구나 다 있었잖아요. 그래서 이런 시대 상황과 맞물려서 두 사람의 갈등이 너무 무겁지 않게 또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서 좀 편안한 마음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그 장면이 이렇게 크게 이슈가 될 줄은 사실은 잘 몰랐었죠.]

[앵커]

풍자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그렇죠. 그리고 그 장면을 보고 또 애국심을 강조하는 장면이라고 해도 되는 것도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가능하다. 질문을 피해 가시는 거 아닌가요?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그게 아니라 사실은 그건 감독의 취향인데 저는 그런 장면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뭐냐하면 한 장면을 두고.]

[앵커]

그냥 제 느낌에 그 답변을 듣고 지금 또 많은 분들이 갑론을박을 하실 것 같습니다.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정치적인, 그래서 제가 의도를 말씀드렸던 게 그런 정치적인 의도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어떤 그 시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또 실제 다 그랬으니까 좀 편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제가 그 부분을 더 질문 드리지는 않겠습니다마는 어찌 보면 또 하나의 논란거리를 던져주신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독의 저러한 답변은 적절한 것이냐 아니냐 가지고 또 말씀들을 많이 하실 텐데. 그만큼 아무튼 영화는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고요. 해운대, 두사부일체, 1번가의 기적, 색즉시공. 제가 프로필을 보니까 굉장히 다양하시더군요. 저도 본 영화가 많이 있고. 다음 작품은 뭡니까?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솔직히 아직까지 정해진 건 없고요. 지금은 배우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감독도 또 한 작품을 하고 나면 거기서 또 빠져나오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지금은 일단 국제시장을 마무리를 잘하고 아이템이 여러 가지 있는 것 중에서 한번 고르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속에 생각되는 것은 있어요. 뭐냐하면 사실 국제시장이 덕수의 가족이 산업화, 경제화가 화두였던 6, 70년대를 버텨낸 이야기잖아요. 이 가족들이 또 민주화가 화두인 80년대, 90년대에는 어떻게 헤쳐나갔을까, 그런 이야기도 해 보고 싶어요.]

[앵커]

흥미가 가네요. 그때는 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상당히 좀 궁금해집니다. 알겠습니다. 그때는 조금 더 가족영화가 아닌 정치영화가 될까요? 미안합니다. 이것도 흑백이…짤막하게 부탁드릴게요.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생각은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여기서 바로 답을 드리기는 좀 그렇고 고민은 하고 있는데 아마 조금은 더… (그럴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을까. 아직까지 정확하게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윤제균 감독/영화 '국제시장' : 감사합니다.]

[앵커]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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