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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닮은' 김현민, 지친 KT의 히든카드

입력 2012-03-23 09:37 수정 2012-03-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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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닮은' 김현민, 지친 KT의 히든카드


KT 신인 김현민(25·199cm)은 영락없이 농구만화 주인공 '강백호'를 닮았다.

좋은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운동능력이 좋다. 의욕과 투지도 넘쳐 리바운드 다툼에는 앞뒤 가리지 않고 공을 향해 달려든다. 그러나 강백호처럼 기본기가 부족하고 수비나 슈팅 능력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덩크슛 하나는 잘 한다. 김현민은 올해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강백호 분장을 하고 나와 탄력넘치는 덩크슛으로 덩크왕에 뽑히기도 했다. 정규리그에서 미미한 존재였던 그는 그나마 덩크왕으로 주목받았다.

김현민이 체력이 바닥나고 부상자 투성인 KT의 히든 카드로 떠올랐다.

김현민은 22일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깜짝 활약을 했다. 허벅지 부상 중인 송영진을 대신해 2쿼터부터 출장한 그는 24분을 뛰며 14득점 3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했다. 송영진과 박상오가 돌아가며 막던 오세근(인삼공사·199cm)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기대하지 않았던 공격에서 개인 최고의 활약을 했다. 높이에서 밀리는 KT에 제공권을 보태고 송영진의 체력 부담을 덜어준 것이 큰 소득이었다.

2연패를 당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전창진 감독은 "김현민이 예상치 못한 활약을 했다"고 칭찬했다. 김현민은 정규시즌에서는 승패가 결정된 4쿼터에 주로 뛰면서 평균 4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PO들어 4강 2차전까지 성적은 7경기에서 6분여를 뛰며 총 5점 12리바운드였다.

김현민은 2쿼터 중반 양우섭과 짝을 이뤄 두 차례 연속 속공에 이은 골밑슛을 성공시킨 장면에서 왕성한 체력이 인상적이었다. 2쿼에 막판에는 덩크슛도 성공시키며 기분을 냈다. 4쿼터 초반 덩크슛에 이어 수비에서 오세근의 슛을 뒤에서 블록해 홈팬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현민은 강백호다운 엉뚱함과 패기를 드러냈다. "수훈 선수 인터뷰 자체가 처음"이라며 수줍어하던 그는 "생일을 오늘로 바꿔야겠다. 오늘이 계 탄 날이다"며 좌중을 웃겼다. 올스타전 덩크왕 기분과 오늘 수훈 선수 소감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박빙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세근의 블록에 대해 특별한 느낌을 묻는 질문에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오세근이 특별한가요? 나랑 친구인데"라며 "(블록은) 그냥 짜릿하다"고 즐거워했다. 전창진 감독으로부터 사랑의 질책을 자주 듣는 그는 "칭찬과 질책을 섞어가며 해달라"는 귀여운 부탁까지 덧붙였다.

풋내기 강백호는 팀을 전국대회로 이끌었다. KT가 챔프전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는 신인 김현민의 활약이 변수가 될 것이다.

부산=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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