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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실언 논란' 윤석열 "말의 문맥과 취지 봐달라"

입력 2021-12-24 18:21 수정 2021-12-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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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턴 대선 상황 차례로 살펴보면서요. 사면 관련해서 추가 속보가 나오면 저희가 수시로 속보를 반영하면서 진행을 하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부터 살펴볼 텐데요. 국민의힘이 이중고에 시달리는 형국입니다. 윤석열 후보가 호남 일정 내내 실언 논란에 휘말렸죠. 윤 후보는 발언의 취지를 봐달라고 해명했는데요. 여기에 이른바 '윤핵관'을 둘러싼 당 내홍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24일)은 이핵관으로도 공방이 번졌는데,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35대 29, 어제 나온 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6%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둘 모두 지난 조사 보다 떨어졌지만 윤 후보의 하락세가 더 두드러진 겁니다. '가족 리스크'와 '당 내홍'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요. 다음 조사 결과 때는 '본인 리스크'도 조심해야 할 분위기입니다. 한동안 조용했던 윤 후보의 '실언 아카이브'가 재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어제와 그제 단 이틀 사이 아카이브에 4개를 추가했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첫번째 오늘의 인물, 윤석열 후보인데요. 윤 후보의 실언 논란과 해명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22일) : 앱을 깔면 어느 기업이 지금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가 아마 여기 1~2학년 학생이 계시다면 졸업하기 전에 생길 것 같아요.]

지난 22일, 전북대 강연에서 한 말이죠. 해당 발언을 들은 대학생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구인, 구직 앱은 이미 상용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이겠죠. 결국 여권으로부터 "교차로로 채용공고를 보던 시대에 사느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전문지식을 쌓으라는 게 아니라 세상 물정을 좀 알라"는 비판도 이어졌는데요. 내심 억울했던 윤 후보, 기존 앱을 지칭한 게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실시간 동기화되는 그런 AI 기반의 일자리 매칭을 말한 것이지 그게 뭐 옛날부터 해오던 얘기를 한 거는 아니니까…]

AI가 개인의 구직 이력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새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신형 앱을 말했다는 건데요. 윤 후보의 단골 해명 멘트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0월) : 제가 무슨 말만 하면은 앞에 때고 뒤에 떼 가지고. 전문을 보면 무슨 말인지 다 나올 텐데]

이번에도 악마의 편집을 탓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학생들에게 이해를 시키고 하는 과정에서 나온 거를 앞뒤 잘라갖고 그렇게 얘기하면 그건 뭐 왜곡도 그런 왜곡이 없는 거죠.]

같은 강연에서 실언 논란에 휩싸인 발언은 또 있었는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22일) :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를 못합니다.]

곧바로 극빈층을 무시하는 발언이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윤석열 후보의 빈곤에 대한 철학, 빈곤의 철학이 철학의 빈곤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윤 후보는 이번에도 '문맥'과 '취지'를 방패 삼았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그건 뭐 아마 상대 진영에서 말을 늘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그렇게 마타도어식으로 한 거고요. 그 말의 취지를 보면 어려운 분들 더 도와드려야 된다. 그것이 바로 자유주의다,라고 말씀을 드린 것이고…]

당내에서도 윤 후보의 해명에 힘을 보탰는데요. 최근에 합류한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이 전문 통역사로 나섰습니다.

[신지예/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KBS 인터뷰/어제) : 기사 제목만 보면 당연히 분노스럽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고서는 오히려 처음으로 지지하기로 한 걸 진심으로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르니까 무시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이 개인의 자유를 추구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가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느꼈습니다.]

하루에 2연타를 맞은 윤 후보,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인 어제,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또 다른 실언 논란이 터졌는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라 하는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 온 그런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이죠.]

해당 발언을 두고 군사독재에 맞섰던 80년대 민주화운동을 폄하했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여권은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무지하다'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CPBC '이기상의 뉴스공감' / 어제) : 윤석열 후보에 인문학적 지식이 상당히 부족한 것을 드러낸 게 아닌가… 외국에서 좋은 것을 수입한 게 뭐 잘못된 겁니까? 공자사상에서부터 민주주의가 있는 것입니다.]

윤 후보는 발언의 본래 의미를 다시 한 번 설명했는데요. 줄곧 듣는 이가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민주화 운동이 외국에서 수입됐다는 것이 아니고 잘 보세요. 민주화 운동이 하고 한 번 쉬고, 바깥에서 외국 등에서 수입돼 온 그 이념이, 그 이념에 따른 운동이 민주화운동과 같은 길을 걷게 됐다… (외국에서 투입된 이념이라고 하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그걸 모르세요? 80년도에 외국에서 수입된 것들이 우리나라 바깥에서… (제가 질문이 아직 안 끝났어서요.) 네네 그런 겁니다.]

'청자가 발언의 맥락과 본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윤 후보의 해명 태도, 사실 2030에게도 지적 받았던 바 있습니다.

[윤희숙/전 의원 (지난 14일) : 뭘 얘기를 해 놓고 내 의도가 이런 게 아니라 네가 잘못 들은 거다, 이런 얘기 좀 하지 말래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4일) : (언론이) 잘못 옮긴 것도 많은데… 억울해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2030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분이죠. 홍준표 의원도 윤 후보의 실언 논란에 한 마디 보탰습니다. "나도 모르겠어요, 이젠"이라고 말이죠.

국민의힘 내부 반발을 야기할법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는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저도 이 정권을 교체는 해야 되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제가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습니다만…]

홍 의원, 앞선 논란에는 체념한 듯한 반응이었지만 이번엔 분노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처갓집 비리가 결정적 변수가 되는 판에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당 탓을 한다"고 날을 세운 겁니다.

외부 비판보다 내부의 쓴소리가 더 무서운 법인가 봅니다. 윤 후보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정당이 그 당시에 9가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을 다 포용할 수는 없는, 또 그분들이 선뜻 내키지 않는 정당이 아니었습니까. 그렇지만 그래도 민주당의 대척점에 있는 정당으로서 그래도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기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비단 '부득이 국민의힘' 발언이 아니더라도 이미 국민의힘은 내홍으로 진통 중인데요. '줌 인'이 선정한 두번째 오늘의 인물, '윤핵관'입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저는 꼭 빈집에 들어가서 도깨비 봤다고 소리치고 나오는 것하고 똑같다고 봐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도대체 무슨 실체가 있겠습니까? 장제원 의원이 지금 뭐 선대위의 직책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아닌데…]

이준석 대표, '윤핵관'이 선대위의 원활한 운영을 막는 암적인 존재라고 누차 주장해왔죠. 윤핵관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씨처럼 윤 후보의 비선 실세 노릇을 한다고 본 건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번에 윤석열 후보를 통해서 만들고자 하는 차기 정부에서는 절대 그런 국정 농단 사태와 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가 시스템적으로 개혁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제는 아예 윤핵관의 실명을 밝히며 공개 저격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선대위 전반적인 내용을 쫙 열거하면서 다 질타합니다. 저도 모르는 내용을. 그러니까 저는 장제원 의원께서 굉장히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아니면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하신 거다, 이렇게 봅니다. 정치장교도 아니고 왜 그런 얘기를 합니까?]

윤핵관으로 지목된 장제원 의원은 "이 대표가 팩트로 공격하면 해명 메시지를 내겠지만 거의 인신공격 수준"이라고 반발했는데요.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무슨 내밀한 정보가 어딨죠? 윤핵관의 실체가 뭐예요. 익명의 뒤에서 비판한다? 제가 익명의 뒤에서 비판한 적이 없어요. 언론인들이 더 잘 알 거예요.]

윤 후보도 장 의원을 적극적으로 거들었습니다. 윤 후보의 또 다른 주특기로 꼽히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5일) : 여러분들 아마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 있으면 한번 물어봐요. 시간강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반박 화법으로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장제원 의원께서 윤핵관인지 여러분들이 한번 물어보십시오. 장제원 의원은 지금 선대위에서 사실상 국민캠프부터 상황실장을 그만두고 아예 출근도 하지 않고…]

이렇게 18일간의 브로맨스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걸까요?

윤핵관 내전은 대리전으로까지 확전됐는데요. 김용남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보특보가 윤 후보의 호위무사로서 나서며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한 겁니다.

[김용남/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선거를 망치는 최근에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가 이준석 대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준석 당대표가 된 이후에 당에 없던 자리를 신설해서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을 앉혀서 거기 없던 월급도 한 달에 몇 백만 원씩 지급하는 자리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윤핵관 탓하기 전에 이핵관부터 정리하라는 요구죠. 이 대표는 사실과 다르다며 강경 대응으로 맞섰습니다. 내부총질을 하는 건 오히려 김 특보라며 "당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압박했는데요. 김 특보의 공개 사과도 요구했습니다. 물론 김 특보도 쉬이 물러나지 않을 기세입니다.

[김용남/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본인이 뭘 갖고 윤리위 제소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한 것뿐이고 그리고 사과를 한다면 무책임하고 가벼운 처신으로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실망시키고 지금 정권교체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공개사과를 해야지…]

정리해보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본인의 실언 리스크와 윤핵관을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으로 위기를 맞은 듯한데요. 앞으로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국민의힘 청년 당원의 발언으로 대신합니다.

[김민규/국민의힘 청년 당원 (지난 6일) : 대선이라는 이번 항해의 여정에서 우리의 콘셉트는 불협화음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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