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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옥철 9호선, 매일 전쟁"…직접 타보니

입력 2015-02-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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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서울지하철 9호선을 타고 출퇴근하시는 분들 안녕하신지요. 이 9호선 지하철이 출퇴근에는 '지옥철'이 따로 없다고 하더군요. 연장 개통을 앞두고 배차 간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또, 왜 그런건지 김관 기자가 밀착카메라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하철 9호선 개화역에 나와있습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7시입니다.

서울 강서와 강남을 잇는 지하철 9호선의 승객들은 유달리 매일 아침 지옥철로 변하는 열차 안에서 전쟁 같은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요. 제가 시민들과 동승해보겠습니다.

출발역을 떠난 열차는 얼마 안 돼 붐비기 시작합니다.

1분 1초가 아쉬운 출근길 승객들. 문이 열리면 일단 들어가고 봐야합니다.

타는 것도 쉽지 않지만, 내리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내릴게요. 내려야 돼요.]

열차가 움직일 때마다 승객들도 물결칩니다.

실제로는 어떨까.

9호선 중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이 염창역에서 당산역까지의 구간인데요. 지금 염창역으로 급행열차가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승객들이 한꺼번에 탑승하려고 할텐데, 저도 열차에 오를 수 있는지 같이 탑승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지금 한 번으로 시도가 잘 되지 않는데요. 이런 식으로 한번 내지 두번 이상은 더 기다려야 제대로 급행열차를 탑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열차에 타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전투적입니다.

'이러다가 누구 하나 죽는다' 이런 제목의 글이 실려있는데, 실제로 지금 막 도착한 급행열차에 타기 위해서 많은 승객들이 한꺼번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타려는 승객과 통제하는 직원 사이에 실랑이도 다반사.

[(노란 선 뒤로 나와주세요.) 아 있으면 어때, 여기 있으면. 왜 계속 뒤로 가야하는데요? (뒤 쪽에 안전선 있잖아요.) 고양이 쥐 생각해요?]

[이현승/9호선 승객 : (지금 못 타셨잖아요. 이런 경우가 자주 있나요?) 오늘만 특별히 이런 것 같습니까? 날마다 이렇게 전쟁이에요.]

취재진도 수차례 시도 끝에 탑승합니다.

저희 취재진도 열차 안으로 진입하는 데는 간신히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들어와서도 문제입니다.

뒤로 화면에 잡히는 것처럼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 열차 안에 탑승해있다 보니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아예 자포자기한 승객도 있습니다.

[최선군/9호선 승객 : (내리는 것도 쉽지 않을 거 같네요?) 내릴 땐 자동으로 내려집니다. 이제 한 번 보세요. 확 밀어대니까. 탈 때도 그렇고. 탈 때 위치만 잘 잡으면 자동으로 타고. 아유, 전쟁입니다. 매일 전쟁.]

급기야 한 남성은 비좁은 열차 안에서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키다 쓰러졌습니다.

응급조치를 해도 몸을 못 가누더니 결국 병원으로 후송됩니다.

9호선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열차 수가 부족한데도, 개통 구간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다음달 말 예정된 2단계 개통을 앞두고 1주일 전부터 시운전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9호선 열차들은 개화역에서 신논현역까지만 운행했지만, 이제 신논현에서 종합운동장까지 약 5km 구간을 추가로 운행하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배차시간 즉, 승객들이 각 지하철 역에서 열차를 기다려야하는 시간은 1~2분가량 더 늘어나게 됐습니다.

[이원목/서울시 교통정책과장 : 대체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을 신규 개발해서 혼잡도 높은 출근시간에 배차해 이용시민들의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을 현재 마련 중입니다.]

하지만 근본 대책인 열차 증차가 이뤄지려면 발주에서 투입까지 2년 이상은 걸립니다.

새롭게 9호선의 종착역이 될 종합운동장역입니다.

이곳 승강장도 한달여 뒤면 많은 승객들로 붐빌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옆에 보이는 이런 열차의 증차 없이 2단계 개통을 강행할 경우, 오늘 아침 보셨던 것처럼 또 다른 지옥철만 양산할 거란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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