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번에 박근혜 대통령은 기술적 검토 문제라든가, 여론 수렴 문제 등 전제가 있었는데, 오늘은 전제가 빠진 것을 보면 인양하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표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그런데 팽목항에서 정작 유가족들은 못 만났다고요?
[기자]
네, 현재 이곳 팽목항에 남아 있는 유가족들 단 5명뿐입니다.
앞서도 전해드렸지만, 대부분 광화문 쪽으로 이동해 계시기 때문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따라서 이곳에서 유가족들을 애도하거나 직접 만나서 면담하는 순간들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취재진은 다행히 어제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고해역에 갈 때 동행해서 이들의 모습을 밀착해서 담을 수 있었는데요. 이 내용은 리포트로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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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팽목항 방파제입니다.
몇 발자국 옮겨볼까요. 제 뒤로 많은 취재진과 함께 여객선 몇 척이 이곳 팽목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 세월호 유가족들은 안산에서 출발해서 이곳 팽목항으로 오고 있습니다.
잠시 뒤면 이곳에서 저 여객선에 올라서 사고해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저희 밀착카메라도 함께 동행해보겠습니다.
저마다 품속엔 영정 사진이나 꽃다발을 들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밤길을 달려온 가족들은 곧바로 배에 오릅니다.
이 어머니는 딸에게 줄 꽃이 행여나 시들까 봐 신경이 쓰이나 봅니다.
[노현희/단원고 고 박예슬양 어머니 : 여기 예전에 왔을 때는 울다가만 간 데라서 오늘은 좀 덜 울고 그래도 예쁜 꽃 좀 주려고.]
또 다른 어머니는 1년 전 참사 당시 처음 사고 해역을 봤던 때가 떠오릅니다.
[김정해/단원고 고 안주현군 어머니 : 기억나죠. 여기에 난간 있어가지고 여기 앉아서 제발 우리 아이 좀 살았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면서 들어갔고…]
세월호 침몰 지점을 알리는 노란 부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295명의 희생자를 기리며, 일동 묵념.]
자식 잃은 부모의 절규와 통곡이 쏟아집니다.
[노현희/단원고 고 박예슬 양 어머니 : 우리 애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저기서 나오지도 못하고.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파요 진짜…]
아직 시신도 못 찾은 실종자 가족은 쓰러질 듯 오열합니다.
[박은경/단원고 고 허다윤 양 이모 : 추우니까 덮고 있어 다윤아. 꼭 꺼내줄게 다윤아.]
돌아오는 길, 유가족들은 다시 한 번 인양을 강조했습니다.
팽목항에서 열린 위령제 역시 핵심은 인양 촉구였습니다.
[아홉명을 돌려다오, 아홉명을 돌려줘.]
풍물굿패가 이렇게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굿을 벌이고 있고요. 그 뒤를 따라서 세월호 유가족 약 4백명이 이곳 팽목항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시점 이후에 이렇게 유가족 4백명이 이렇게 한꺼번에 팽목항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유가족 대부분은 위령제가 끝나자 안산과 서울로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