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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길맥'의 계절…여유로움 뒤 '쓰레기 몸살'

입력 2017-04-2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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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날이 많이 풀리면서 서울 도심 공원에서 길거리 음주, 이른바 '길맥'을 즐기는 시민들 많습니다. 이런 여유로움의 뒤켠에는 '쓰레기 무단투기'라는 또다른 얼굴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주말을 앞둔 저녁 시간, 도심 공원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산책 나온 시민들 사이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습니다.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펼친 뒤 술병을 기울이고, 기타를 치기도 합니다.

서울 연남동 공원입니다. 경의선 폐선로 위에 조성된 이 공원의 명칭은 경의선 숲길 공원인데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빗대 '연트럴 파크'로 불리면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시는 벤치에 수십 명의 시민들이 맥주와 함께 안주를 즐기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텐데요. 이른바 길거리 맥주, '길맥'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경의선 숲길 공원이 최근 길거리 맥주 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송홍섭/서울 연남동 : 날씨도 풀렸고 술집은 가면 가격도 비싸고 해서 그냥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고 그런 게 좋은 거 같아요. 여기는 주변에 사 먹을 수 있는데도 많고…]

밤이 깊어질수록 공원을 찾는 사람은 더 많아지고, 맥주 뿐 아니라 소주나 와인 등도 등장합니다.

그러는 사이, 공원 곳곳엔 아무렇게나 버려진 빈 술병들이 늘기 시작합니다.

밤 9시쯤 쓰레기 수거 차량이 다녀간 직후, 공원 한 켠에 관찰 카메라를 놓고 지켜봤습니다.

업소들이 이용하는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으로 30분 동안 10차례 넘게 무단 투기가 이뤄졌습니다.

지금 시각이 밤 12시가 가까워져 오는데요.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을 보시면 3시간 전보다 쓰레기가 두배 이상 많아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뒤쪽으로 한 번 따라와 보실까요. 먹다 버린 이런 와인병이나 맥주병도 수북이 버려져 있고요. 길맥 세트 메뉴도 이 곳에 버려져있습니다. 도시락이나 컵라면 같은 식사를 하고 난 음식물 쓰레기도 이렇게 즐비합니다.

공원 바로 옆 오피스텔 쓰레기장에도 '외부인 사용금지'라는 팻말과 함께 'CCTV 작동 중'이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지만, 이미 공원 이용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수북합니다.

공원엔 별도로 설치된 쓰레기통이 없어 무단 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인근 주택가 주민들은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소음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인근 주민 : 소음 말도 못 하죠. 기타 치면서 노래도 하고. 밤새도록 그러죠. 새벽에 보면 젊은이들 술 취해서 그냥 잔디밭에 누워서 자는 사람도 봤어요.]

쓰레기를 막기 위해 철제 울타리까지 설치한 아파트도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뭐 그냥 쓰레기 막 갖다 붓고 그래갖고 이쪽에 아예 울타리를 쳐놨다니까. 오물 막 던지고 술병, 쓰레기, 담배꽁초.]

일부 양심없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주머니가 가벼운 청춘들부터, 낭만을 찾는 중장년층까지 즐기는 길거리 음주가 전면 금지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가져 온 쓰레기는 다시 되가져 가고, 서로를 배려하는 시민 의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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