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지하철 출근길에 오르지 않고,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어제(29일) 인수위 요청에 따라 출근길 시위를 잠정 중단했고, 그 대신 매일 한 명씩 '릴레이 삭발 투쟁'에 나선 겁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는데, 돌아온 답은 그대로였습니다.
먼저, 백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무거운 철제 사다리를 어깨 위에 올립니다.
쇠사슬도 걸렸습니다.
[이형숙/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 약속하겠습니다. 오늘부터 지하철은 타지 않겠습니다.]
떨어지는 머리카락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잘라낸 머리카락이 담긴 상자를 꼭 쥐고 지하철에 올라탑니다.
시위가 아닌 이동을 위해서입니다.
전날 시위 현장을 찾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장애인 관련 예산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대신 장애인의 날인 다음 달 20일까지 매일 한 명씩 삭발을 진행하며 인수위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겁니다.
지하철 출근 시위를 '시민을 볼모로 잡는 비문명적 방식'이라고 비난한 이준석 대표에겐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2호선을 포함한 모든 노선으로 시위를 확대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이준석 당대표가) 2호선은 순환선이기 때문에 (우리가) 안 탄다고 얘기했는데, 그 기대에 맞추어서 2호선도 타겠습니다. 공개사과하십시오.]
그러나 이 대표는 삭발식이 끝나자마자 페이스북에 "사과할 생각이 없다"며 "2호선은 타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했습니다.
지하철 시위는 일단 멈췄지만, 이 대표의 잇따른 발언으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