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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경기당 1.4개 실책' 두산, 강점을 잃었다

입력 2018-11-11 11:08 수정 2018-11-12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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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단이 10일 한국시리즈 5차전을 패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양광삼 기자


벼랑 끝에 몰린 두산. '수비' 안정화가 필수다.

두산은 한국시리즈(KS) 5차전까지 2승 3패로 밀려 있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KS 우승을 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상황. 예상을 깬 결과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2위 SK를 무려 14.5경기 차로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해 휴식일이 충분했다. 주전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결전을 준비했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미야자키로 KS 대비 훈련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대로 시리즈가 흘러가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수비다.

KS 5차전까지 총 7개의 실책을 범했다. 경기당 1.4개. 무실책 경기는 4차전이 유일하다. 무려 3경기에서 멀티 실책을 기록했다. 반면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SK의 실책은 총 4개. 경기당 0.8개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실책으로 경기 흐름을 내준 경우가 상당하다. 시리즈 분수령으로 평가받은 5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1-0으로 앞서다 1-4로 역전패했다. 7회와 8회 각각 2실점 했는데 모두 실책이 화근이었다. 1-0으로 앞선 7회 1사 2루에선 김성현의 2루타 때 좌익수 정진호의 실책으로 1사 2루가 아닌 1사 3루가 됐고 곧바로 김강민의 희생플라이가 나와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최정의 내야 뜬공 타구를 놓치고 있는 두산 유격수 김재호. 연합뉴스


8회는 더 뼈아팠다. 1-2로 뒤진 8회 선두타자 최정이 친 유격수 뜬공을 김재호가 잡지 못했다. 공이 높게 떴고 바람의 영향도 받았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포구에 실패했다. 김재호가 2015년부터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경력자라는 걸 고려하면 충격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두산은 그 이닝에만 추가 2실점 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KS 4차전을 승리한 뒤 "두산답게 수비했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3루수 허경민과 1루수 류지혁이 라인을 타고 나가는 공을 잡아 환상적인 수비로 승리에 공헌한 뒤였다. 시리즈 중 유일하게 실책을 기록하지 않은 4차전에서 두산은 2-1로 승리했다. 선발과 마무리의 호투 그리고 수비 짜임새까지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1강' 두산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곧바로 5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강력한 수비는 두산의 트레이드마크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리그 최소 실책 팀이다. 올 시즌에도 야수 실책이 68개로 리그 최저다. 특히 허경민(3루수)과 김재호(유격수) 오재원(2루수)으로 이어지는 내야 라인은 국가대표급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허경민과 오재원이 2개, 김재호가 1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무려 21년 만에 통합우승에 성공한 2016년 두산은 KS에서 NC를 4승 무패로 압도했다. 4경기에서 단 1개의 실책(1차전 김재호)만 허용할 정도로 숨 막히는 수비력으로 상대 공격을 압박했다. 단기전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왕좌에 올랐다. 2018년 모습이 어색한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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