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속도로에서의 역주행 사고. 운전하는 분들은 그런 일이 왜 일어날까 싶으실 텐데요. 사실 적지않이 발생하는 사고입니다. 특히 명절에 잘 안 가던 길을 운행하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에 역주행을 하게 되는데, 결과는 물론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집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요금소를 빠져나가려다 갑자기 나타난 승용차 때문에 급정거합니다.
도로 맞은편에서 후진 중인 트럭에 놀라 속도를 늦춥니다.
야간에는 더 위험합니다.
1차선을 달리던 운전자가 다급하게 방향을 꺾습니다.
갑자기 정면에 거꾸로 달려오는 차 한 대가 나타난 겁니다.
[이모 씨/피해 운전자 : 순간적으로 헤드라이트 빛이 비치니까 반사적으로 우측으로 핸들을 꺾었던 거죠. 시속 115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고속도로 역주행은 대부분 음주 운전이나 운전자가 진출입로를 착각해 일어납니다.
전남 무안의 교차로 앞입니다.
진입금지 표지판은 잘 보이지도 않고 시선 유도등은 아예 깨져 있습니다.
가로수에 가려 고속도로 진출 방향이 아예 안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이수범 교수/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 (도로 위에) 차선 도색이나 각종 노면 표시, 도로 표시를 이용해서 그쪽은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을 강하게 해 줄 필요가 있고요.]
잘못된 도로 설계가 역주행을 부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톨게이트 진입로와 진출로 간 거리가 200m밖에 안 되는 남제천 IC 교차로 인근입니다.
진출 방향이 다른 수십 톤짜리 화물차 한 대와 레미콘 트럭 한 대가 아슬아슬하게 서로를 피해 갑니다.
톨게이트를 나가는 차량 중에는 뒤쪽에서 오는 고속도로 진출 차량과 동선이 엇갈려 미처 톨게이트를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고속도로 순찰대 : 50미터만 후진하면 바로 빠질 수 있는데(라면서) 순찰하지 않을 때 (역주행이) 비일비재하거든요. 후진으로 해서 진입하는 게.]
경찰은 역주행의 경우 단속 카메라에 찍히질 않아 추적이나 적발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당국의 적극적인 단속 의지와 함께 안전 표시판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