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독배 든 김상곤 혁신위원장…'대로변 저승사자'

입력 2015-05-25 21:4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 2부의 문을 열었습니다.

사진 한 장 보여드렸습니다. 어떻게 보이시는지요?

이 조형물의 이름은 '흥겨운 우리가락'입니다. 세종시 국세청 건물 앞에 설치됐던 작품인데 갓을 쓰고 한복을 입은 춤꾼의 모습이 사람들 눈에는 좀 다르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저승사자상' 이런 별칭이 붙었고, '꿈에 나올까 무섭다'는 원성을 내내 듣더니 결국 인근 대로변으로 옮겨졌습니다.

약간은 코미디 같은 논란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대로변으로 옮기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텐데. 다른 데로 옮기면 안 무서울까? 그리고 왜 그리 무서웠을까?

생각해보니 이곳은 다른 곳도 아닌 국세청 앞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국세청 앞 조형물이 마치 '저승사자 칼춤' 같이 여겨졌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그렇다면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국세청 앞의 춤꾼 상이 누군가에게 저승사자의 춤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피같은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흥겨운 춤으로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그 조형물은 오히려 더더욱 국세청 앞에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대로변 저승사자"

오늘(25일) 앵커브리핑이 고른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어떤 의미로 읽혀질까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장이 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을 쥐게 됐지요.

"독배를 마시겠다!"

혁신위원장이 되면서 독배를 마시겠다 하니 이거야말로 저승사자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과연 김상곤 위원장은 '욱해본 기억조차 없다'던 평소의 유순한 이미지와는 달리 누군가에겐 이른바 저승사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어찌 보면 유권자들은 한동안 저승사자의 칼춤을 우리 정치판에선 제대로 구경조차 해본 적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위기 때면 너나할 것 없이 비상한 각오를 밝히지만 패거리 정치가 아닌, 정당다운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은 기득권과 계파의 벽을 넘지 못한 무딘 춤에 그치고 말았다는 것이지요.

'독배'를 들었다고 말한 김상곤 혁신위원장. 죽을 줄 알면서도 마셔야 하는 잔을 들었다면, 아예 철저한 저승사자가 되는 것이야말로 결국 역설적으로 흥겨운 우리가락… 즉 흥겨운 춤판을 보여주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것이 비단 야당뿐 아니라 여당을 포함한 한국사회의 정치발전을 위해 맞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저승사자가 불편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면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역시 어디 대로변으로 나앉게 될지도…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브리핑] 황교안 총리 지명…국정의 '부득탐승(不得貪勝)' [앵커브리핑] 하루 10시간…'잠자는 봄, 잠 못자는 봄' [앵커브리핑] 국회 대책비 사적활용…'풍문으로 들었소' [앵커브리핑] 반쪽 5·18 35주기…검열 당한 시 '35행'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