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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현직 의원 24명 기소…야당 "검찰 무너져"

입력 2020-10-16 18:27 수정 2020-10-16 18:28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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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어제(15일)가 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이었죠. 검찰이 4·15 총선 선거사범들에 대한 기소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모두 24명의 현직 의원이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국민의힘에선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했다는 그런 비판을 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한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담담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어제 자정을 기해 4·15 총선 선거사범의 공소시효가 만료됐습니다. 검찰은 모두 94명을 수사 선상에 올려놨었다고 하는데요. 기소율로 따지면 4명 가운데 1명, 25%가 재판에 넘겨진 겁니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7명, 국민의힘이 10명,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이 각각 1명, 그리고 무소속이 5명이었습니다.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다시 구분해볼까요.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은 여권에 가깝죠. 무소속 5명 가운데 3명은 민주당에서 제명됐거나 탈당한 의원들입니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입당을 타진했던 전력이 있죠. 윤상현 의원은 누가 봐도 야권 인사입니다. 이렇게 놓고 다시 분류해 보니 범여권 13, 범야권 11. 여권이 조금 더 많습니다.

사실 단순 숫자보다 비율이 중요하긴 합니다. 전체 의석의 1/10이 기소된 국민의힘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당장 검찰의 편파적 기소다 볼멘소리가 나왔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7명, 우리 국민의힘이 11명… 우선 의석수가 2배 가까운 민주당은 겨우 7명이고 의석수가 절반에 지나지 않는 우리 당이 무려 11명이나 기소가 됐습니다.]

분명 기소된 의원은 10명인데 왜 11명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윤명호 의원의 배우자도 기소가 됐다고 합니다. 20만 원 상당의 다과를 돌린 혐의라는데요. 만일 윤 의원의 배우자가 징역이나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는다면 윤 의원도 의원직을 잃게 됩니다.

모두 11명이 배지를 떼일 위기에 놓인 국민의힘. 개헌저지선이죠. 혹시나 100석이 무너질까 걱정이 큽니다. 이런 상황을 예견했던 분이 있죠. 바로 김무성 전 의원입니다.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노렸던 의원들, 아무래도 그 꿈을 접어야 할 듯합니다.

[김무성/전 의원 (지난 8일) : 현역 의원이 이번에 재·보궐선거에 나가는 거는 곤란하다고 반대 의사를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유는 현재 우리 당 의석이 103석입니다. 근데 여러 분의 의원이 지금 기소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이 흉측한 정권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그런 상황입니다. 만약에 우리 의석이 100석이 깨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상황을 내심 즐기는 분도 있을 듯합니다. 바로 무소속 홍준표, 김태호 의원입니다.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반대로 복당에 제동이 걸렸었는데요. 한 석이 아쉬워진 국민의힘 상황, 본인들에게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 듯싶습니다.

'야당만 더 기소됐다', '검찰이 편파적이다' 사실 어제오늘 만들어진 타령은 아닙니다. 시간을 4년 전으로 돌려볼까요. 당시 야당이었죠. 민주당은 이런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추미애/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6년 10월) :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저를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 기소를 했습니다. 정작 기소해야 할 사람들이 따로 있는데 국민도 다 알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서 이 땅에 떨어진 검찰개혁이 국정의 제1과제여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4년 전, 당시 당 대표였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입에서 '검찰개혁'이란 말을 들으니 의미가 좀 남다르긴 합니다. 아무튼, 지난 20대 총선 때도 야당 의원들이 더 많이 기소됐습니다. 민주당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당시 새누리당은 11명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건데요. 친박계 핵심은 그대로 놔두고 애꿎은 비박계만 잡아들였다는 겁니다.

하긴 박근혜 정부 시절, 비박계가 야당 취급을 당했긴 했습니다. 비박계의 대표주자였던 주호영 원내대표, 이번엔 이대로 넘어갈 수 없었나 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특히 윤건영, 고민정 등 여권 핵심 인사들과 관련해서는 줄줄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또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불기소처분이 됐습니다. 윤건영, 박영선, 송영길, 오거돈, 황희, 고민정, 이상직까지는 저희들이 도저히 불기소 이유를 납득할 수 없어서 법원에 기소를 구하는 재정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검찰의 수장, 윤석열 총장입니다. 아무리 힘이 빠졌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검찰 총수인 건 분명합니다. 오늘 이런 보도가 나왔습니다. '윤석열이 밀어붙였다, 시효 4시간 전 기소된 최강욱'이라고 말입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가 됐는데요. 그 뒤에 윤 총장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내용입니다. 윤 총장이 여권 인사들의 혐의가 분명한데도 눈을 감았다? 윤 총장과 여권의 관계, 그리고 윤 총장이 평소 주장했던 소신을 비춰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총선이 끝난 뒤 치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는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이해찬/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5월 23일) : 노무현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참말로 징합니다.]

이 '검은 그림자', 검찰을 두고 한 말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당장 이번에 기소된 최강욱 대표의 반응만 봐도 그렇습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며 윤석열 총장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검찰이 기소한 허위 사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돼 있습니다. 최 대표가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주고도 "사실이 아니다" 부인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입니다. 최 대표는 지난 1월, 이 '허위 인턴확인서' 문제로 기소가 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 대표의 이번 기소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습니다.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입니다. "검찰이 최강욱 대표를 대선 후보로 키워주고 있다" 주장을 했는데요.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 말이 있죠. 그렇게 따지면 조국 전 장관이 먼저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번 검찰의 선거사범 기소에 대해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철저한 재판 과정을 통해 진실이 가려지길 바랄 뿐"이란 담백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민주당 지도부에선 국회 윤리특위를 강화해야 한다며 오히려 한 발 더 나간 개혁안을 내놨습니다.

[염태영/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음주운전·성추행 등 심각한 혐의조차 셀프 징계로 흐지부지되고 맙니다. 핵심 원인은 '제 식구 감싸기'입니다. 모두 지금처럼 윤리특위 위원 전원이 의원으로만 구성되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하니까 이분이 떠오릅니다.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지만, 결국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가 됐죠. 민주당 정정순 의원입니다. 정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다른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정의당은 이런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정호진/정의당 수석대변인 (어제)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방탄 국회는 없다' '원칙대로 하겠다'며 정정순 의원에 대한 입장만 반복했을 뿐 체포 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소집 등은 매우 미온적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은 방탄 국회냐 법대로의 국회냐 양자택일뿐입니다.]

'제 식구 감싸기' 하지 않으리라 믿겠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겠죠. "왜 나만 갖고 그래"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게 먼저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검찰 불신 '이구동성'…주호영 "여권 실세는?" 최강욱 "개가 짖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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